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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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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라고


BY 천정자 2009-06-18

나는 젤 어려운 게 지렁이다.

지렁이 눈물도 본 적도 없고

머리도 꼬리도 구별을 못한다.

느리기는 달팽이 저리가라다.

아마 몸이 길어서 가도 가도 거기가 거기다.

언젠가 지렁이가 교통사고를 당 한 것을

내 발로 슬쩍  도로가 풀 밭에 밀었다.

꼬리가 다쳤으면 기브스를 할테고

머리가 다쳤으면 지구에 머리를 쳐박고

검은 흙을 약처럼 꾸역꾸역 먹을 것이다.

꿈틀 꿈틀 말을 할 것이다.

저녁 별도 달도 지워진

밤에 느닷없이 어느 새처럼 나무밑 깊숙한 뿌리 근처에서

나 들으라고  엉엉 또 울을 것 같다.

제일 어려운 소리는 누가 가슴치며 서럽게 우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