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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BY 천정자 2009-05-22

 

야~~~옹. 니이야 옹~~~.으으으응~~~
고양이가 네 마리인데 목소리만 들어도 저 놈은 누구고
이 놈은 또 어디가서 아직 안 들어온 겨!
남편은 고양이 관리가 젤 골치가 아프단다.
그러게 누가 고양이를 키우라고 했나?
동네사람들이 우리집 보고 뭐라고 하는 줄 알어?
당신이 고양이 아빠래?

고양이 밥을 안주니까 집안에 쥐는 죄다 잡아 먹었는데
동네 깡패처럼 이 집 저 집 담넘어 댕기는 통에 할머니가 아예
묶어서 키우라고 성화시다.
" 그런 께 으이그 이 놈 들아? 쥐잡아 먹으랬지 누가 남의 부엌에 들어 가라고
햇냐? 어휴! 이 놈들 한 마리씩 고아 먹어부려?"

옆에서 듣던 딸내미가 아빠를 쬐려 본다.
"고양이 아빠라면서?"

에미 에비가 버리고 간 새끼 고양이 키우다가 졸지에 우리 집은
고양이 고아원이 되었다. 원래 강아지가 두 마리가 있었는데
개와 고양이는 앙숙이 아니랄까 봐 허구헌날 치고박고 싸움질이니
집안이 개판인지 고양이와 한판 하는 건지 에라이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또 수다쟁이가 나타낫다.
작년에 울 집 처마끝에 전세를 낸 제비가족이 돌아 온 것이다.
이 제비기 지은 집이 울 딸이 건드려서 그만 허물어졌다.
" 집이 저 지경이니 와도 걱정이다" 했는데
지지지지 배애엑~~ 지지찌익~~
이거 영낙없이 울 제비집이 왜 이려유~~
이 소리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그렇게 마당에 빨랬줄에 앉아서
두 마리가 지저귀니 우리도 어쩌라고 그냥 들어 줄 수 밖에.
" 긍께 새 집은 왜 건드려?"  
그런데 이젠 아예 마루턱 고양이가 자는 천장에 전깃줄에 붙어서 잠을 잔다.
나도 참 여태껏 모른 사실이 새도 정확하게 규칙적으로
잠을 자러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집 모닝벨은 여러가지 짬뽕이다.
니이~~~냐 옹? 냐요~~용!
멍? 머~~어영? 멩멩!!
지지~~찍이 쪼르를?
여러가지 목소리가 뒤 섞으니 내가 아침에 잠을 잘 수 가 없다고 했더니
남편이 한 소리한다.
" 잠 좀 그만자고 밥 좀 하랴? 얼릉?"

헤헤..그냥 이러고 삽니다. 얼른 밥 해야쥬...

등록
  • 정자 2009-05-22
    헤헤..라이브 쌩쑈! 이 글 제목으르 바꿀까유?..정말 고맙습니다.
  • 살구꽃 2009-05-22
    ㅎㅎ 모닝콜 시계가 필요없겠네요..잠깨우는 생 라이브 모닝콜이 많네요.
    저는 고양이는 무섭고,싫던데..옆집에 마당에 개가 한마리 살고 있는데.우리집까지 다봐줍니다.낯선이들 오면 어찌나 잘알고 지져 대는지..수도 검침,가스검침 다니는 아줌들이 무서워서 벌벌 떨지요.나보면 좋다고 꼬리치고 난리도 아닌데..ㅎ 이웃들은 지이름 불러주고 이뻐하니 알아보구 안짖고..ㅎ 영리해요.
    오늘도 좋은하루 되셔요.
  • 정자 2009-05-22
    이렇게 살다보니 누가 주인인지 잘 모르겠어유~~ 제비 진짜 수다댕이여유!
    어휴...오늘 참 참 씨끄럽지유? 헤헤
  • 초록이 2009-05-22
    우리 막둥딸이 너무나 고양이 키우고 싶어하는데,,,네마리나 키우시고
    강아지에 제비집도~~~~마당있는 시골집이 참 여유가 있는거 같습니다
    동물들과 같이 어우러져 보다 자연스런 삶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