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생활비 안준다고 징징대어도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그걸로 땡이지.
맨날 나 못살겠다고 전화로 닥달하더니
세월 금방 지나고 본 께
그 때가 그래도 좋았네.
바람난 남편은 안 늙나?
늙어서 오 갈데 없는 처지가
지가 만든 팔자라구 그러더만
옛날 말쟁이들은 다 귀신이었나 벼
어쩜 그렇게 말씀이 턱턱 맞냐구.
내가 입찬소리로 막 하구 싶지만
내 새끼 앞날도 있구
온 세상 살 부벼 사는 인연이 어디 보통 인연인감?
봄이 오면 초 여름 기다리고 그러다봉께
내가 늙고 내 자식 내 키 넘어가다가
어려워지는 게 만만한 남편보다 못하더만.
서서 절 받는 거 그거 생각보다 자주 겪을 일 아녀.
남편있다고 잴 것도 아니고
돈 많은 남편 자랑말라고 하고]
내 아들 며느리를 잘 모셔야 하고
하이구~~
살아있응께
별 별 일을 다 겪어.
그냥 오늘 서로 마주보고 말없어도
고맙다고 그렇게 알아 들어야지.
말 못한다고 자꾸 윽박지르면 집 나가버려.
괜히 매차없이 한 번
미친 적하고
말 한 번 해 봐?
니 오늘 나랑 사는 거
좋~~~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