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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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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 연구서.1


BY 천정자 2008-12-13

" 아니 ? 왜 보험료가 밀려?"

오후에 고지서가 날아 온 독촉장을 들고 또 난리법석이다.

하긴 옛날엔 그런 애길 들으면 가슴이 두군두근 했었는데.

지금은 별로 싱드렁하다.

" 한 달에 한 번 . 일년에 열 두번 내야 하는 디...자긴 나한테 몇 번 돈 줬어?"

" 뭐라구?" 벙찐 남편의 얼굴이 어라 울 마누라 많이 쎄진 뱃짱에 우물쭈물이다.

 

아 글고 보험료만 그러냐구? 전화세에 전깃세에 그것도 꼬박 꼬박 챙겨 내는 거 그런 거는 하나도 안 따지면서? 엉? 그거 보험료 밀렸다고 나한테 시방 따지는 거여?

가만? 내가 요즘 가계부를 적는 디..자기가 나한테 언제 보험료를 내라고 돈 줬는지 함 봐야겠네...야! 당장 가계부 갖구 와라?

 

울 딸 내 애길 들으면 득달같이 잘도 갖고 온다.

남편은 내가 성질내면서 따지면 별로 무서워 하지 않는 데.

가계부들고 자기 담뱃값에..술값에..시시콜콜히 따지는 걸 무서워한다.

너무 정확한 사실이니.

 

" 야 근다고 이렇게 밀리면 워떡혀?"

" 자기가 세대주인디? 그럼 누가 내?"

넌 돈 안버냐? 그 돈 벌어서 뭐하냐? 얼른 내봐라..그러면 나중에 돈 갚아준다는 말에

나 여러번 속아서 밀리든가 말든가 알아서 하라고 내뺀다.

 

어떻게 같이 살면서 금 가르듯이 그렇게 따지냐? 인정머리가 없다고 또 버럭같이 성질낸다. 헤헤..이것도 다 이미 겪고 도가 터 대답을 준비해놨다.

 

" 그러게 내가 빚쟁이면 좋겄어?..신문에 생활비 남편이 안줘서 마누라 드디어 도망갓네

해외토픽 나가면 자기가 원하는 게 그거냐구? 아 말 좀 혀?"

" 알았어? 알았어? 돈 줄께? 그럼 되지?"

남편은 그렇게 나를 달랜다. 그래도 난 절대 다음 순서를 애기한다.

의료보험공단에 직접가서 본인 세대주 확인하고 자동이체 통장알려주고 밀린 보험료 내고와야 한다. 나한테 돈주면 또 냈네? 안 냈나 조사 할 거 아녀?

 

아 글고 당신통장으로 자동이체 혀? 했더니

왜?

그래야 남들도 당신 보험료 당신이 알아서 낸다고 자랑 할 거아녀?

나는 그렇게 말했다.

 

당신은 세금내는 데 당당한 세대주라구?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