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김경태)
내가 오늘 안 죽으면 낼 죽어질 것이구
걱정이라면 자식들 키우느라 늙는 걸 몰랐어.
삭신이 온통 바람들어서
시리고 저리구 .
하루가 긴 게 낼 아프구 모레 얼른 죽구잡픈 디
어디 그게 내 맘데로 되는 게 하나두 없더랑께.
그렇게 살아서 뭐 혀?
올 해 콩농사는 그럭저럭 잘 디얗는 디.
남궈 먹을려니 그 놈들 오라가라 귀찮게 한다고..
에라이..이눔들아 장맛은 바람맛이여..
숨들어가고 햇볕에 데펴야 간장맛이 제대루지.
겨울날려면 너거들 등 따습게 빌어 주는 덴
니 에미 맴이 젤인거여..
하이구..
내가 이렇콤 후딱 늙을 줄 알았더라면
진즉에 착한 일 많이 할텐디.
인제 별 할 일이 없어야..
그러니 이렇게 살아서 뭐한다냐?
덧) 늙어가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 착한 일을 많이하면 할 수록 늙어가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