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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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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애기나 해 줘?


BY 천정자 2008-10-13

고양이 두 마리에다 강아지 두 마리 키우면 재미있을 것 같은 데?

" 뭐가 재밌어? 니 애덜 밥두 못 챙기면서 네 마리나 되는 밥은 챙기겄냐?"

남편은 또 큰소리 친다.

 

하긴 나도 언제 고양이 집 나갔나? 아니 들어오는 것도 못보는 데.

묶여서 사는 강아지들 쳐다보는 것도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한다.

 

또 천장에서 쥐가 산다.

몇 마리는 아닌 것 같고. 가끔가다가 부시럭 부시럭 데는 소리가 나면

" 우리 고양이는 동네 쥐만 잡는 거야? "

나는 남편에게 물었다.

" 내가 아냐? 지덜 마음이지..."

그렇기도 한데..고양이 두마리 사는 데 쥐도 함께 사는 집이 우리집인가?

고개가 갸우뚱하고..

 

잘 아는 언니가  밤을 한 자루 줬다.

꿀밤이다. 진짜 큰 밤은 내 손안에 가득찬다.

커피스푼으로 박박 귺어서 먹는 맛이 참 좋다.

" 또 또 흘린다..닌 왜 그리 칠칠맞냐?"

 

포실포실하니 밤고구마 같은데..그 부스러기가 입가에도 묻고 조금 흘렸는데도

남편은 또 잔소리다.

" 원래 이렇게 흘리고 먹어야 더 맛있데?"

" 그려? 너는 흘리고 나는 치우고?

 

큭큭..누가 그렇게 깔끔한 병에 걸리라구 했나? 어지간히 해야지..

" 나 금방 딴 단감 먹고싶다.."

" 으이그..그 단감이 아직도 있을 것 같냐?"

남편은 나를 흘겨보고 나는 또 그런다.

 

" 요즘 단감이 얼마나 맛있는 데..쩝?"

" 니가 가서 따먹어라?"

 

그게 내 키가 한 참 모자르다고 했더니 남 다 잘 크는 데 닌 잠만 퍼지게 잤냐고 핀잔준다.

그래서 나는 한 마디했다.

 

" 딱 두 개만 따다 줘라? 자기는 키가 크잖아?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