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먹을래?"
손바닥의 삼분지 일도 안되는 손전화에 코를 박고 게임을 하는 아들에게 나는 물었다.
" 응 칼국수! 울 학교 옆에 칼국수가 죽여 줘?"
" 그래?"
아들학교는 주위에 논밭이 캠퍼스처럼 끼고 곳곳에 노란 은행나무가
가을을 표시하고 짙푸른 파란하늘을 향해 흔들리고 있는 코스모스가 한창이다.
" 야 ~ 이 눔아? 이좋은 가을에 한창 젊은 주제에 온통 게임에 몸바치고 있냐? 지금?"
" 내비둬유~~~~"
모시가 유명해서 특산지로 더 유명한 곳이 한산이다.
근데 아무리 봐도 동네가 너무 한가롭고 한산하다.
그 흔한 자동차도 사람도 간혹가다가 만나니.
거기가 어디여? 했더니
" 마산앞에 라스베가스가 있구 그 옆에 코딱지만한 분식집이 보인다구?
뭔 소린가 했더니 이미 폐업한 간판들이 보인다.
라스베가스 그 옆에 사하라 호프집도 이미 영업을 접었나 보다.
누구 코딱지만한 식당이냐구 묻고 싶은 디.
이눔 아직 게임에 정신이 쏠렸다.
가만히 보니 간판은 손으로 빨간페인트로 그린 것 같고
옛날 미닫이문에 가을에 피는 소국에 맨드라미. 갖가지 꽃들이 이미
담쟁이처럼 쪼르르 펴서 눈에 확 들어왔다.
" 저기냐? 무슨 코딱지만하냐? 이쁘다아?"
그제야 아들 다 왔어? 엄마는 칼국수 먹고 난 비빔국수 먹을께. 이 집 진짜 맛있어?
흐흐..칼국수도 비빔국수도 둘 다 먹겟다는 아들욕심이 훤히 보인다.
삼 천원이란다. 물론 비빔국수도 삼 천원이고
감자를 갈아 애호박을 총총 쓸어 바지락육수에 시원하게 먹었다.
" 엄마! 엄마는 이렇게 못 끓이지?" 아들 이렇게 말하네..
" 야! 나 같은 사람이 자꾸 사먹어야 더 좋은 음식이 개발이 되는 거여?"
말은 이렇게 했지만 속으로는 조금 찔린다.
저녁을 먹고 학교에 돌아가니 교장선생님이 교문에서 거수경례를 하신다.
나는 의아해서 자꾸 쳐다보고 나중에 돌아 나오니 아예 내 차를 세우신다.
" 아니..어머님 차가 왜 이 지경이 되었어요?
여러사람들에게 하도 들어 나도 대답을 미리 만든 멘트를 날렸다.
" 내비둬유~~. 앞으로는 잘 나가유~~~ 헤헤"
" 아~~ 예..우하하 !!운전 조심하시구요!"
돌아 나오는 길에 사하라호프집 간판 끝에 초승달이 살짝 걸쳐져 있었다. 스마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