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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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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 수강료 내지마세요


BY 천정자 2008-07-18

엄마! 교장선생님에게 편지 좀 보내 주세요?

 

으이그 이눔아 담임선생님도 아니고  교장선생님에게 무슨 편지를 보내라구?

내가 뭐 백이 좋냐? 무슨 운영회원도 아닌디...

 

아! 그게 아니고 여름방학에 하는  특강이  있는데 일학년은 무조건  보름동안  수강하라는 거여?

그럴려면 아예 방학을 없애지 뭐하러 그런 거 만들어? 난  여름방학때 할 게 스케줄이 빡빡하다구.

글고 수강료가 자그만치  오십만원이 되는 디 학생들 한테 한 번도 의견을 묻지 않고 학교에 무조건 남으라는 게

말이 되냐구? 난 싫다구. 지금 난 할 일이 여름방학에 해볼려구 하는 데 왜 그런 사정은 한 번도 묻지 않냐구 엄마가 선생님한테 편지 보내 줘? 내가 아무리 말해도 단지 공부하기 싫어서 그런 줄 알어!

 

한 동안 잠잠하면 또 걱정거리를 만들어 오는 아들눔 때문에 이거 정말 교장에게 울 아들만 특별하게 빼 주세요 할까. 아님 정말 울 아들은 방학에 할 게 많다는 아이니 개인사정으로 돌려서 정중하게 말씀을 드릴까 한참 고민을 했다.

 

담임선생님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 이 특강은 수능을 대비해서 하는 것 입니다. 의무적으로 하는 것은 아닌데. 단지 나중에 아이 진학지도를 위해서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혹시 집안 형편이 어려우신가요? 그럼 우리가 조금은 수강료를 보조 해드리겠습니다."

 

더 이상 빼지도 못하고 버틸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수강료를 자동이체로 인출 해간다고 아들은 통장에 돈 몽창 다른 통장으로 옮겨 놓으라고 별별 수를 다 알려준다. 수강료 안 낸 수업을 설마 들으라고 하겠냐는 것이다.듣고 보니 그것도 맞는 말이다. 통장 잔고를 보니 옮길 돈도 별로 없다. 잔액부족으로 분명히 뜰것이니 빼가지도 못할 것이고. 급기야 담임선생님이 최후통첩으로 어떻게 해 드렸으면 좋겠냐고 나에게 의견를 물었다.

 

" 에휴 선생님 그 수강료 내가 내고 내가 대신 수업을 받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런데 울 아들 내가 낳은 것 외엔 어떤 것도 대신 해줄 수 없어요. 그렇다고 설득할 재주도 없고요. 단지 그 놈 지가 하겠다는 것은 꼭 합니다. 그러니 누가 말려요? 저에게 교장선생님에게 편지를 쓰라는 겁니다. 자긴 나중에 대학을 갈 지 안 갈지 그 때 그 때 틀려지는 입시제도에 별로 신빙성이 없대요. 대신에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가 찾아서 알아서 하는 애인데. 그런 애보고 일방적으로 무조건은 절대 통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참 힘들겠어요. 죄송합니다."

 

별 말이 없으니 나도 이래저래 면목이 없다.  지금도 울 아들은 수강료를 내지말라고 한다. 여름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는 데...

(출처 : 아줌마닷컴 - 청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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