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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으러 가는 날은...


BY 천정자 2006-01-27

돈받으러 가는날은 치사하다.

분명히 내가 일해서  내가 번 돈이라고 .

당당히 주장도 골백번 했건만

머뭇거리는 발끝만 애꿋은 계단만 툭툭 차고 있다.

 

위자료를 받으러 가는 날이다.

그럼에도 나에겐 어떤 위로도 받을 수가 없다.

그까짓 돈이야 몇 백억을 챙긴다고 해도 내 숨쉬기에 함유 된 공기보다 더 가치가  없다.

 

내일로 일단 연기해도 당장  숨쉬기에 아무 지장이 없다.

그만큼 내 사는 곳의 영역엔 돈 받으러 가는 날이라고 따로 정해주지 않아도

별로 중요하지가 않았다.

 

일년이 열두달이라고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열두번 돈다고 아무리 주장해도

그건 그거다. 내가  태어난 이유는 그 어디에도  명분을 붙일만 한  날짜가 없듯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적어도 돈 받기전엔 몽땅  전부인 내가  젤로  중요시 될 것이었다.

더구나 나는 여자였다.

 

밥 세끼를 하는 여자. 거기에다 내 밥만 하는가?  내 자식의 밥을  당연히  해줘야하는 엄청난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 이런 권력을 돈 받으러 간다고  놓칠 수는 없었다.

 

날마다 전쟁을 한다. 밥하는 전쟁. 밥 먹기 전쟁. 너무 많이 먹어 똥빼는 전쟁까지 치뤄야  하는 의무감에 중독이 된 내 본능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러기에 제대로 치룰려면  적을 알아야 하는데...

이 놈의  적이 시간인지, 내 밥통인지. 아직 안 받으러 간  돈인지 헷갈린다.

 

그것이 궁금한 것이다. 아직은  적을 분간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