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내 할머니!
가을이면 높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할머니의 하얀 머리에 꽂혀있는 은비녀가 그리워집니다.
지금은 기억속에서 아물거리는 마음 속에서 그리움만 남습니다.
"할머니, 가지마! 나 학교 끝나고 오면, 나 보고 가세요? 꼭! 꼭!"
하지만 언제나 나 없을때만 도망치듯 가셨던 할머니 왜 일까요?
할머니도 내 마음처럼 헤어지기 싫었나 봅니다.
거칠다고 등 긁기 딱 맞는 손이라고 하신 손이 언제 부턴가 아기 손이 되어 부드럽다 했지,
그것이 마지막 만져본 할머니의 손 일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항상 그렇게 하얀 쪽머리에 고운 모시한복만 입고 계실줄 알았습니다.
처음부터 할머니는 그렇게 할머니로만 계실줄 알았습니다.
어느덧 우리엄마가 그렇게 할머니가 되셨지요.
그렇게 아기가 되어가는, 할머니가 되어가는 ,엄마를 보면서 또 난 덜컹 가슴이 내려 앉았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내곁을 떠날 거라는 생각이 이미 현실이 되었을땐 ,
아무 감정도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가요?
늘 그렇게 언제까지나 곁에 있을것만 같은 분들이 하나둘씩 내 가슴 속 기억의 방으로만
들어가려 합니다.
아니 이미 내 가슴의 방엔 많은 가슴으로 묻어둘, 그리운 분들을 담아두었습니다.
이젠 더 담을 수 없을것 갔습니다 .
무거워서 더는 안되겠습니다.
추억의 방에 다시곰 ,내려 맞아 늘 꺼내어 볼수있는 사진첩을 만들려 합니다.
늘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는 노력도 안해도 괜찮을 그런 그림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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