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상은이를 업을 일이 생겼다.
당장 포대기가 없어서 불편함을 느껴야 했다.
상은이를 옆구리에 끼고서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여름용 담요를 절반으로 접어서 두르고는 기다란 천기저귀로 묶었다.
예전에 내가 어릴때 동생들을 업어키우던 때에 많이 해본 솜씨가 세월이 지났는데도 급하니까 튀어나왔다.
'이 담요를 잘라서 여름용 포대기를 만들까...'
이궁리 저궁리 하다가 인터넷으로 구입해볼까 하고는 포대기를 검색해 보았다.
모내기와 바쁜일들이 한물 지나가고 오래간만에 한가한 짬이나서 5일장에 나갔다.
상은이는 역시 큰오빠때 사용하던 14년된 아기업는 멜빵으로 업었다.
난전에서 남편의 작업복 바지를 사면서 대형의류매장이나 인터넷에서 본것과 비슷한 디자인의 까만색 니트쪼끼가 있길레 반가운 마음으로 입어보니 일단 사이즈가 잘 맞고 디자인도 무난해서 구입했다.
집에와서 기존에 있던 회색 후리아치마와 매치시켜서 입어보니 그런대로 어울렸다.
어저께 시어머니께서 주신 흰색 니트나시와 같이 세트로 옷걸이에 걸은뒤 옷장에 넣기위해 옷장문을 열었다.
그런데 '앗!!'
내가 그토록 찿던 포데기는 접어서 끈으로 동여맨 체로 고스란히 옷장바닥에 있다.
나원참, 누가 여기에 갔다 넣었나??
내가 그랬을 확률이 제일 높다.
평소에 건망증이 심하여서 내가한 행동에 대해서 전혀 기억을 못할 때가 많다.
누가 넣었는지 몰라도 포대기는 거기에 있었다.
포대기를 거기에 넣어놓을 이유는 하나도 없는데 말이다.
어쨋던 포대기를 보니 반가웠다.
방금 잠이와서 칭얼대는 상은이를 포대기로 업었다.
나는 또 상은이와 한포대기 안에서 엄마와 딸을 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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