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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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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일기


BY 마가렛 2022-11-28

아침부터 서두르시는 아버님께 큰며느리는 아직 여유가 있다고 한 말씀 드려도
아버님은 당신 스타일로 빨리빨리를 재촉하신다.
아버님은 막내 네 부부와 데이트가 있어서 조금 들뜬 기분이시다
모처럼 아들내외를 만나 도란도란 움직이시니 당연 기분이 좋으시겠지.  아직 여유가 있음에도 커피와 과일은 뒷전이고 현관문을 나선다.

저녁에 성당을 남편과 다녀오면서 동서와 통화를 했다.
동서도 저녁준비에 바쁜 모습이 그려진다.
동서는 청와대를 구경 시켜드린다고 예약을해서 투어는 했는데
날씨가 좀더 화창하고 단풍이 좋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고 하면서
아버님이 무척 좋아 허셔서 다행이란다.
지난 봄에는 동서가 친정 엄마를 모시고 청와대를 다녀왔는데 그때가 참 좋았다며
단풍을 못 본 것에 연연해 하기에 그럼에도 아버님은 좋아하셨을 거라며 흐뭇한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집에 잘 들어오셨냐는 물음에 조금 전에 내가 전화 넣으니 금방 오셨다는 목소리가 활기차다고 알려주니 동서도 좋아한다.
아들만 셋이 아버님은 우리와 함께 사시니 우리가 좀 무더덤해진 편이 없지 않아 있다.
처음엔 나도 직장다니며 주말에 시부모님과 함께 나들이 하고 즐거운 생활을 많이 보냈지만
이젠 일상이 되어 그냥지내게 된다.
그 무덤덤한 곳을 가끔 막내 네가 센스있게 셀프 효도를 하니 고맙고 착한 동서가
예뻐진다.
원래 동서는 착하고 실질적인 사람이다.
일도 잘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잘 읽어 그때그때 일처리를 잘하는 편이라
내가 많이 의지하는 아랫동서다.

지난 주에는 친정 엄마를 모시고 가평에서 1박여행을 했다.
처음에는 엄마가 우리 딸들에게 피해를 줄까 봐 안 가신다고 완고하게 거절하시더니
취소수수료가 엄청나다는 말에 돈이 아까워서 어쩔 수 없이 허락하셨다.
정말이지 여기어때에서 예약을 했는데 4일 전에 취소를 하려고 하니까 예약금액의
1/2이상이 수수료라니 손이 떨렸다.
여행 중에 얼마나 신이 나서 말씀을 잘하시는지, 여행을 함께 안 했다면 후회하셨을 거라고
말씀 하시니 참 다행이고 감사했다.
더 늦기 전에 엄마와 여행을 꼭 하고 싶었는데 막내 여동생이 자기도 우울하다며 여행을
가자고 적극적으로 나서기에 성사가 된 것이다.
우리 세자매가 모은 적금도 꽤 모아져서 비용부담도 없으니 좋기도 하고...
둘째 여동생은 나보다 운전을 잘하니 운전대를 잡고 나는 예약담당과 맛집 검색으로 분주하게 움직였고 막내는 언니들 의지하며 엄마께 여전히 막내딸로 애교를 부리며 즐거워했다.

아버님도 아직 건강하셔서 잘 걸으시니 동서 네와 가을 나들이 잘 다녀오셨고,
엄마도 화장실 문제로 자주 화장실에 가서야 되고, 걷기도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팡이 집고 잘 다니시고 힘든 1박2일 여행을 거뜬히 해 내셨으니
두루두루 감사하다.
11월도 막바지에 이르러 이젠 예쁜 단풍도 은행잎도 나뭇가지에 없고
길가에 떨어진 낙엽도 사람 발에 짓눌러 가루가 되었다.
그 가루가 거름이 되어 또 봄날에 새순으로 재탄생이 되겠지만
11월은 아쉽고 겨울을 준비하는 달이라 더 빠르게 지나간다.

감사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