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납하고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한 점 가림 없이 솔직하게 내어놓을 수 있다면
그리고 서로 미안해하는 마음을 내어 놓은 채 껴안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해도 마음에 생긴 상처가 완전히 녹아지지는 않겠지만
그 순간 서로를 향한 치유의 힘이 발휘되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미안해 하고 용서를 구하는 진실하고 솔직한 마음 앞에서는
어떤 사소한 죄도, 어떤 마음의 거리낌도 다 녹아질 것 같기 때문입니다.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느껴보신 적이 있나요.
온 세상을 다 껴안고 싶고
누구라도 껴안고 싶은,
마음에서부터 넘쳐 흐르고 싶어하는 사랑의 기운을 가슴 속에서 느껴보신 적이 있나요.
내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이라도
내게 모욕감을 느끼게 했던 사람이라도
또는 그 어떤 사람이라도 다 용서하고 싶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되고 자매된 자로서
어린아이같은 포용과 포옹으로 용서의 기쁨을 누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그저 해 저물어가는 놀이터에서
모래성을 쌓으며 날 저무는 줄 모르는 어린아이들에 불과하지 않았던가요.
사랑은 그러나 일방통행이 아닙니다.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인간이 가지는 사랑의 크기를 아시는 때문이셨을 것입니다.
사랑이신 주님 자신도 홀로 사랑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나누고 싶으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분은 늘 누군가들에게로 다가오셨을 것입니다.
용서도 화해도 그저 혼자서만 삭여야 할 때에
그 불완전함은 자꾸만 그 자리에서 나아가지 못한 채 서성이게 합니다.
홀로 용서하는 것은 외롭습니다.
홀로 포용하고 이해하고 감싸안으려는 마음은 나를 외롭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