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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님 글을 읽다가


BY 모퉁이 2010-07-01

살구꽃님의 글을 읽다가

저도 갑자기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아줌마닷컴에서 사이버작가방에 글을 쓰는 사람을

작가라는 이름을 주었습니다.

작가..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뜻이겠지요.

이곳에 글을 쓰는 사람들 중에는 등단을 했거나 등단에 꿈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순수 아마추어들이지 싶습니다.

 

한 때 글쓰기 수업을 받아본 경험이 있습니다.

미련하게도 중학시절 교내백일장에서 입상해본 경험을 떠올려

관내에서 실시하는 여성백일장에 참가한 적이 있지요.

간간히 일기를 써왔지만, 다음카페에서 글을 올려본 것 외에는

내 글을 남에게 보여보긴 처음이었지요.

첫 해 당당하게 선에 들지 못했고요,

다음 해에 장려상이라는 것을 받았어요.

입상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었다고 하면 웃으실랑가 모르겠지만

정말 무턱대고 그냥 가봤어요.ㅎㅎㅎ

 

그러다가 우연하게 입상자들의 모임에 참석하게 되면서

그들의 글공부에 대한 열의를 엿보게 되었는데

저처럼 대면대면 막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게 감동을 주는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었지요.

약간의 욕심이 생기더군요.

나도 배우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하면서도 겁도 났어요.

저 닉네임도 참 못났지만 사람도 참 못났어요.

자신감도 없고 남 앞에서는 앉아서는 말해도 서서는 말도 잘 못해요.

그런 내가 용감하게도 정통수필을 가르친다는 어느 모임에 가봤어요.

선생님은 이름 석 자 대면 알만한 사람은 아는 분이셨고

그 분은 문예지 심사도 하시는 분이셨지요.

 

통성명을 하고 사람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저 완전히 기 죽었어요.

기자로 활동하는 사람,등단한 사람,신춘문예 준비하는 사람,

꽤 알만한 백일장에 입상한 사람,

저 처럼 동네 백일장에서 꼬래비로 입상한 사람은 없는 것 같았거든요.

거기다가 글을 한편씩 써가는 날에는

그들 앞에서 낭독을 하고나면 저마다 읽고  합평을 하는데

토씨하나 지적해가며 거침없는 평을 해댈때

저는 도저히 그들의 글에 채찍을 할 수가 없는 겁니다.

한 마디 말도 못하고,내 글을 내놓던 날

저는 정말 부끄러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다행인지 어떤지 그닥 심한 질책 대신 감동이 없는 글로 평을 받고는

그날 참 많이 약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로부터 한동안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곳에도 발걸음을 못하고 은둔(?)하다시피 했지요.

누구는 작가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워 등단을 안한다고도 하고

누구는 그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어느 것이 내게 맞는지 생각해보니

나는 지금의 나처럼 막글 내지 잡글 수준이 딱 맞다는 결론이 내려지데요.

등단은  꿈 꿀 수준도 아니라는 걸 알기에,아니, 애초부터 없었고

다만 글을 조금이라도 더 매끄럽게 쓸 수 있는 공부를 해보고 싶었을 뿐인데..

문예지에 등단하는 것도 참 쉬울려니 쉽기도 합디다.

그건 오로지 내 생각이기에 감히 쉽게 뱉을 말이 아니어서 삼가겠고요.ㅎㅎ

그렇게 해서 수필공부는 막을 내렸고

지금은 여기서 공짜로 얻은 방과 작가 타이틀을 걸고

이렇게 아무 글이나 눈치없이 시부렁거리고 있지요.

 

살구꽃님 글을 읽으면서 일일이 댓글은 않고 있었지만

가감없이 있는 면모 그대로 그 심정 그대로 올린 글

보통의 사람들은 다 이해할 겁니다.

예쁘게 써야지, 고운 말만 써야지

이런 욕심 부리지 않고 내 평소에 하는 말 그대로 옮겨 놓은 글 속에

친정엄마 작은마의 모습이 고스란히 그려지거든요.

그래요.

우리는 이름 석 자 내세우면 세상사람이 다 아는 그런 작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살구꽃이나 모퉁이나 다 같은 작가로 통합니다.

심혈을 기울인 글이 빛나기는 하겠지요.

그러나 생활 속의 잡다한 사연도 충분히 좋은 글이라고

저는 감히 말하고 싶네요.

 

 

오늘 살구꽃님의 짧은 글이 저를 이렇게 붙잡아 놓네요.

ㅎㅎㅎ

무슨 말을 썼는지 다시 올라가봐야 될라나 싶은데...

그냥...누를랍니다. 꾸~~욱~!!

 

혹시 잘못된 표현이 있더라도

아마츄어의 애교로 봐주리라 믿으면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