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어깨가 아프다고 하던 친구가 참을만큼 참아보고 약물치료에 물리치료를 하다가 안되어 결국은 수술을 하게 되었나 봅디다. 거리가 있어서 가보지도 못하고 전화를 넣었지요. 18시간 만에 이제야 물 한 모금 마셨다는 여자의 목소리에 가뭄이 들어 쩍쩍 갈라집디다. 못 가봐서 미안타고 몸 조리 잘 하라고 그래서 다음에 만나면 두 팔 들어 만세도 불러보자고 했지요. 끊고 나서 생각하니 아무 것도 입 다실 것을 못 보낸 것이 쪼매 아쉬워서 문자를 하나 보냈습니다. [전복죽 특식하고,오렌지 쥬스 두 병을 글로 보내니 부담갖지 말고 드셔~~] 이렇게요.. 바로 띠리리 전화가 울립디다. 그걸 우째 보냈냐고 가뭄들었던 목소리가 이제는 홍수가 날라 합디다. 세상에 그걸 어째 보낼 생각을 했냐며 어떻게 보내는 방법이 있었냐고 고맙다고 난립디다. 곧 전복죽과 오렌지 쥬스가 도착할 줄 아는 목소립디다. 흐머~이걸 우짠댜? 내가 한 싱겁을 하걸랑요. 장난끼를 섞어서 직접 가보지도 못하고해서리 '글'로 보낸다고 한 것이 아,글쎄 '글로'가 경상도 말로 '걸로.글로' 즉 '거기로'로 해석이 되었던가 봅니다. 그러니께 전복죽과 오렌지 쥬스를 거기로(병원으로) 보낸다는 줄 알고 고마움에 흥분된 듯 방금 물 한 모금 마셨다는 목소리가 전복죽 반 그릇은 비운 목소리가 된 겁니다. 내가 장난이 심했나 봐유. 그냥 웃으라고 보낸 메시지였는데..흑흑... "너 있는 곳이 부산이라서 부탁할 사람이 없다. 시어머니한테 부탁할 수도 없고, 울엄마한테도 그렇고.. 미안해서 글로나마 보냈으니 먹어 줘. 혼자 다 먹지 말고 간호하는 신랑이랑 나눠먹어. 킥킥킥..." 그제서야 하하하 눈치를 챈 여자가 아픈 팔을 들썩이며 웃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팔 아파서 전복죽 못 먹는 건 아닐텐데...진짜 미안네요. 다음에 만나면 진짜 전복 듬뿍 들어간 죽 한 그릇 사줘야 되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