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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으~흐~


BY 모퉁이 2010-04-09

'아~~으~~~흐~~~

거기 말고 좀 더 아래....아~~ㄱ

흐흥~~~아~~~으윽~~'

반쯤 열린 우리방문 밖으로 이 해괴하고 요상한 소리가 새어나가고 있을 때

완전히 닫혀지지 않은 아이들의 방문 사이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자는  여전히 아~~으~~흐~~를 연발하고 있었다.

 

어깨 근육이 뭉쳤는지 팔을 돌려도 뻗어도 묵직하고 등줄기도 뻐근하고

편치 않은 몸풀기 운동을 한답시고 방에서 몸부림을 치는 내게

남편의 그 우지막지한 손이 내 등과 팔과 어깨를 사정없이 주물고 두드리는데

덩치는 곰 같이 크면서 어째 어깻살만큼은 누가 뜯어먹고 남겨놓은 갈비대 처럼

우두둑 뼈만 잡히는지 조금만 세게 누르기만 해도 아프다.

살이 없어서가 아니라 뭉친 근육 때문일텐데

가끔 어이없게도 나는 이 앙상한(?) 어깨를 불쌍하게 내보이며

나도 연약한 구석이 있다는 것을 힘껏 강조를 해대곤 하지만

너무 써먹은 처방인지 약발이 끊긴지 오래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의 약손을 발휘하게 하려는 내 의도에 말려든 남자가

여자를 눕혀놓고 아주 사정없이 누르고 주무르는 바람에

여자는 생전 해보지 못한 농익은 소리가 저절로 흥흥 튀어나온 것이다.

 

"이 사람아! 애들 듣고 이상하게 생각하것다"
헉~~내가 뭘 어쨌는데?

나이 오십을 넘긴 남녀가 그것도 반쯤 열어놓은 안방 마주 보이는 곳에

스물예닐곱을 넘기고 있는 다 큰 딸년을 뉘어놓고 천방으로 떠들어댈 소리는 분명 아닌데

아닌 밤중에 왠 홍냐거리는 소리란...참.. 듣고보니 내가 하고도 웃긴 일이다.

더 웃긴 것은 남자의 엉큼한 수작스런 말이렷다.

이상한 짓(?)을 한번 하자는 말인지, 그냥 그렇다는 것인지.

맡겨놓은 몸뚱아리 제 멋대로 만지고 두들겨도 아무 느낌없이

그저 시원하고 개운해서 나온 원초적인 신음이었을 뿐인데

이 남자의 말에는 어쩐지 요상한 기운이 흐른다.

두드리고 주무르던 손이 납작 엎드린 가슴 속에 파고 들기도 전에

흥냐흥냐 거리던 신음이 콜콜 거리는 수면호흡으로 바뀌어버린 어느날 밤.

다음날 아침 비시시 일어난 작은 딸 하는 말

"엄마 어제 어디 아팠어?"
이 녀석은 눈치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어젯밤 그 의문의 신음소리에 대한 질문을 한다.

"응~어제 엄마 어깨가 너무 아파 아빠가 안마 해줬어."

아무렇지 않게 그랬냐는 듯이 화장실로 들어가는 딸의 뒤꼭지에 대고

"왜 니 동생 생기는 줄 알았냐?"

목구멍까지 오른 말 입 안에 물고만 있었네.

 

그날 저녁,이거  의심(?)을 풀어줘야 되는 거 아니여?

저녁상 물리고  티비 뉴스에 시선을 고정한 남자 앞에

길다란 여자가 온 몸을 뻗고 엎드려 누웠다.

눈은 티비에 손은 마누라 등에서 따로 놀기는 하지만

꾹꾹 누를때마다 터져나오는 예의 그 요염한 신음소리

으~~아~~흥~~~

정작 딸년은 무심한데 괜히 제 발에 저려 괜한 액션을 취한 것  같아

어째 걸쩍지근하다.ㅎㅎ..

 

항상 방문을 반쯤 열어놓고 자다가

어느날 방문이 꼭 닫힌 날도 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