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이면 되겠다던 일이 엿새로 늘어나버렸다.
벌이가 세 배로 늘어났다.
하루에 5만원 엿새하니 30만원이다.
이틀은 그렇다치고 나흘치는 어째 그냥 얻은 돈 같다.
명절에 못 가고 지난주 엄마 생신 때 내려가서 용돈을 좀 더 얹어 드렸다.
막둥이네 조카 중학교 간다해서 인심 좀 썼다.
아랫동생네 쌍둥이 대학생한테도 세뱃돈 찔러줬다.
휴게소에 들러 맥반석 오징어에 호도과자도 샀다.
두 달전에 감았던 파마가 힘도 없고 추레해서
작은 딸 데리고 가서 둘이 파마를 말았다.
그런데 가만보니 써야 될 곳에 썼다.
장모님 생신에 용돈 드렸고
처가집 조카들 세뱃돈 줬고
마누라 심심풀이 오징어 사먹였고
마누라 딸래미 머리 파마해줬고
이건 내가 벌지 않았어도 써야 될 돈이다.
그렇다면 내 돈은 아직 남아있는거지?
날씨가 갑자기 바뀌는 느낌이다.
지난 겨울 너무 떨었나
어깨도 무겁고 기운도 없는데
없는셈치고 이참에 홍삼이나 달여 먹일까.
비 그치기를 기다렸다 나가 홍삼을 주문했다.
그런데 사고보니 이것도 내 돈이 아니라도 정당한 지출이다.
그렇다면 내 돈은 아직 남아있는겨?
오늘은 나의 첫 출산일이고
모레는 시엄니의 두번째 출산일로 같이 사는 남자가 태어난 날이다.
중간날인 내일 시간맞춰 내가 한 턱 내마고 약속해놨다.
말로만 인심쓰고 돈은 어떤 주머니에서 나갈지..ㅎㅎ
어쩌면 내 돈은 여전히 남아있을 공산이 크다.
없는셈 치자는 배포때문에
계획보다 늘어난 지출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 돈 30만원은 남아있으니
없는셈 치고 또 쓸 곳이 남아있다.
작은언니 봄옷 하나 장만해서 보낼까도 싶고
된장 고추장 보내온 친구네 사과라도 한박스 보내야겠고
설쇠고 보자던 친구도 만나야 되겠고
또,,,또,,,
이러다가 마이너스 통장을 써봐야
하~~ 없는셈 치다가 살림 빵꾸나는구나....하면서
비자금이라도 챙겨둘랑가.
그래도, 쓸 데는 써야 되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