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최00씨 아들 결혼.
6월 6일 박00씨 딸 결혼.
연달아 날아온 청첩장을 받아 들고
내 늙은 것은 생각않고 아이들 자란 이야기에 밥이 식어버렸다.
밥도 식었지만 갑자기 밥맛이 겉돌기 시작했다.
오늘도 날씨 엄청 덥더만
5월 말 6월이면 한참 더울 때인데 뭘 입고 가지?
마땅한 의상(?)이 없다.
작년 어버이날이라고 딸내미 사다 준 브라우스를 떠올렸다가
삼 년전 어느 매대에서 산 칠부소매 셔츠를 꺼내봤다가
재작년 6월 조카놈 결혼식에 가느라 급하게 마련한 셔츠가 생각났건만
길이가 짧은 감이 있어 한번 입고 동생한테 넘겨버렸으니
아~아쉽다.
밥을 먹다 말고 옷 생각하느라 멍청하고 있는 나를 건드리는 남자.
옷이 없다고 하면 뭐라할라나.
뭔 옷타령이냐고 타박을 줄라나.
한 벌 사라고 인심을 쓸라나.
옷만 생기면 또 뭐하누.
신발은? 가방은?
에라 모르겠다. 하루 어떻게 잘 버텨보자.
설겆이를 하는 동안 머리 속은 옷장을 헤매고 신발장을 더듬고 있었다.
어쩌다 마련한 옷은 계절을 넘겨 한번도 못 입고
아무리 유행은 돌고 돈다지만
뭐가 달라도 다르게 돌아온 유행이고
지난 패션도 누가 입느냐에 따라 멋이 되기도 하지만
내가 입으니 '이건 아니올시다' 일 뿐이고...
남의 잔치에 괜히 내 속만 요상하게 끓고 있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