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작은 마찰이 있었다.
그쪽과 나의 생각 차이가 있어서 조율하는 과정에서 목소리가 커졌다.
그쪽은 그 정도 쯤이야...하고 넘어가려 하고
나는 그게 아니지..하다 보니 서로 팽팽하다.
어릴때 부터 나는 말다툼도 제대로 못했다.
내가 억울해도 눈물부터 나고 내가 잘못해도 눈물이 나서
내 의사를 제대로 전달을 못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 싸움과는 멀었고 그래 그래..하고 져주는 편이었다.
저녁무렵에 받은 전화는 점점 언성이 높아지려 했다.
이러다가 친구 하나 잃는거 아닌가 싶어 그만두자로 끝냈다.
저녁을 하는데 가슴이 답답해서 찌게맛도 모르겠다.
저녁을 먹고 앉았어도 머리 속은 정신없이 어지러웠다.
아이들이 엄마를 불렀는데도 못알아 들었던 모양이다.
참외를 깍아 온 아이가 내 눈 앞에서 흔들어 보였다.
전화가 왔다.
아까 그 친구다.
아까 마무리 제대로 안되서 다시 했단다.
남편도 있고 아이들도 있고 그렇다고 방에 들어가
다시 2차전을 벌이기도 그렇고 분위기가 묘하다.
내가 목소리는 작지만 고집은 좀 있다.
끝까지 그럴수도 있다고 하는 말에 나도 고집이 생겼다.
그래?그렇다면 이 쯤에서 매듭을 짓는수 밖에 없겠다.
저녁은 먹었냐고 물었고 건강하게 지내라고 했다.
평소처럼 웃었다.
전화를 끊고 돌아서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눈물이 났다.
마침 티비에서 어느 모자 가정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미혼모 여자와 남편이 떠난 여자의 이야기였다.
엄마 산소에 엎드려 우는 여자를 보며 나도 울었다.
남편은 티비 내용에 취해 우는 줄 알고 티슈 한 장을 뽑아다 주었다.
코를 팽 풀고 또 울었다.
이제 울 내용도 아닌데 눈물은 계속 나왔다.
마누라가 왜 우는지도 모르고 남자는 휴지를 한 장 더 준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