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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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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큼 심란하냐?


BY 모퉁이 2005-04-11

대한민국에서 저 아들 혼자 군대 보낸 사람마냥

몇날며칠을 식음을 전폐하다시피하다가

집에 남은 사람은 사람도 아니냐는 남편 핀잔에

흑흑 콧물 뿌려가며 넋두리하는 친구.

그래..나는 아들이 없어서 니 심정을 어찌 경험할까만은

건강한 대한 남아를 둔 자랑스런 엄마잖냐고

위로를 하다가

[그래..니도 나만큼 심란하냐?]

 

시아버님 교통사고로 서울 병원에 입원했는데

시형님 나 몰라라 시숙님은 더 몰라라,

재수생 아들과 늦깍이 공부에 밤낮 정신없이 헤매던 친구가

시아버님 뒤수발 거들다 허리가 삐끗하여 입원까지 하게 되었다.

이래 뒀다가 딸 잡을 일 생길까봐

친정엄마 가까이 데려다 놓고 간병을 하였는데

2주일 입원해 있는 동안 남편이란 사람 한번도 면회를 오지 않아서

무척 서운하였고,병원에서 보낸 결혼기념일날

전화 한 통 없어 알고 보니 회식한다고 정신없고

이런 대접 받을려고 내가 그 고생을 했냐고 한바탕 퍼부었다며

요즘 심기가 불편해서 꼴이 말이 아니라는 하소연을 들어주다가

[그래..니도 나만큼 심란하냐?]

 

아이가 이번 대학에서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아이는 내 눈을 피하고 나는 될 수 있는대로 말을 아끼고 있다.

자칫 내 입에서 하지 말아야 될 말이 튀어 나올수도 있으니까...

 

아들 군대 보내놓고 마음 에리고 있는 에미 마음이나

시댁 일로 갈등하고 남편한테 서운한 여자 마음이나

아이 일로 마음 편치 못한 내 마음이나

심란하긴 매 한 가질진데

나는 오늘도 나만 짊어진 짐마냥 혼자 궁시렁댄다.

[그래..니도 나만큼 심란하냐?]

 

 

2005-02-02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