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병아리색 원복의 아이들이 오종종한 걸음으로 무리지어 봄나들이 나온 사진이 눈에 띈다. 바야흐로 봄인것이다. 이달내로 아마 아이들 봄소풍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예전처럼 소풍전날 잠못 이루는 아이들도 없을테고 자다가 일어나 하늘을 쳐다보는 아이들도 없을테다. 단지 하루 학교에서 벗어난 해방감으로 홀가분한 마음뿐인지도 모르겠다. 국민학교 1학년 봄소풍. 지금은 [내수면 연구소]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냥[양어장]아라고 했다. 그곳엔 커다란 연못같은 것이 있었는데 고기가 많았다. 주위엔 숲도 있고 넓은 자리가 있어서 보물찾기도 하기 좋았고 앉아서 김밥을 먹기도 좋은 곳이었다. 그래서 6년 내내 년중 나들이 장소이기도 했다. 소풍가방이라고 별거 없었으니 책가방에 책을 모두 쏟아놓고 도시락과 간식 몇가지를 챙겨넣어 메고 소풍을 갔다. 내가 가장 궁금하고 기다렸던 것은 김밥도 아니고 사이다도 아니고 길다랗고 네모난 하얀 과자였다. 그 과자는 입에 넣으면 시원하고 달콤한게 살살 녹는다고 과자집 아줌마가 그랬다. 도대체 무슨 과자길래 시원하고 달콤하고 살살 녹을까. 집에서는 미리 먹어볼 수가 없었고,소풍날 자유시간만 기다렸다. 도시락을 먹고 그 시원하고 달콤하고 살살 녹는다는 과자를 꺼냈다. 몇개는 이미 부스러져서 부스러기가 떨어졌다. 부스러기조차 아까워서 입에 털어 넣고 네모난 과자를 입에 베어 물었다. 시원...?약간 차갑긴 했다. 달콤...?달긴 달았다. 살살 녹는다..?솜사탕 처럼 살살 녹지는 않았지만 녹기는 녹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과자가[ 웨하스]라는 것이었다. 지금도 웨하스를 보면 그때 시원하고 달콤하고 살살 녹는다는 아주머니의 표현이 생각나서 그 맛을 느껴보려고 하는데 글쎄.....웃음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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