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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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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주책없이..


BY 모퉁이 2005-04-08

네 식구가 점심해결 방법은 다양하다.

각자 해결하는 방식인데(다들 그렇겠지만)

한 끼에 1500원 짜리 회사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가장과

한 끼에 얼마짜린지 모르고 내키는대로 해결하는 큰아이와

한 끼에 2200원 짜리 학교급식을 하는 작은아이와

한 끼정도는 대충 챙기자는 식의 아침정리상(?)을 받는 글쓰고 있는 사람.

 

방학도 끝나고 개학하니 돈봉투가 입을 벌린다.

등록금에 교통비에 준비물에 용돈에..작은 아이 급식비가 나왔다.

학교앞 은행창구에 내고 오겠다길래 걸음 덜어주는 게 고마워서

사만원을 주면서 나머지 400원은 챙겨도 괜찮다고 하였다.

참..우유값도 내고 오라고 하였다.

빙그레 웃으며 학교에 간다.아직도 잔돈 몇푼에 만족하는 아이다.

 

학교에 다녀온 아이가 우유값 낸 영수증과 사만원을 내 놓는다.

"왜? 급식비를 안 냈어?"

 

학기초가 되면 급식도우미를 두 명 선정한단다.

1학기에 한 명,2학기에 한 명을 미리 정해두는데

이들이 하는 일은 급식을 하기 좋게 정리를 해놓고

배식도 돕고 급식후 뒷정리를 하는 일이라 했다.

점심시간에 잠깐 하는 일인데 다들 나서지 않는 일이지만

또 누군가가 도와야 되는 일이라 했다.

 

이번 2학기에 하기로 한 아이가 전학을 가게 되는 바람에

도우미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학기초에는 서로 미루고 자존심(?) 상해서인지 하지 않으려 하더니

2학기가 되면은 그것도 경쟁자가 생긴다 하였다.

그 중에서 딸아이가 먼저 신청하여 이번 2학기에 급식도우미를 하게 되었다 한다.

 

급식도우미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하나 있었다.

봉사점수를 주는가 했더니 그게 아니고

급식비를 면제하여 준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급식비를 납입하지 않고 되가져온 것이라 하였다.

 

돈과 영수증을 놓고 잠시 생각하였다.

이 아이가 엄마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여 이런 일을 자청하였을까.

아님 정말 지가 하고 싶고 해야 되겠다 싶어 하게 되었을까.

 

아이를 불러놓고 자초지종을 들었다.

왜 이런 일을 할려고 하는지...

 

"엄마! 그거 그렇게 힘드는 일도 아니고

누가 해도 해야 되는 일이기도 하고

또 급식비도 면제되고, 여러가지 괜찮잖아?

다른 생각하지 마,,괜찮으니까..."

 

엄마가 급식비 내 줄 형편이 못되어서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누히 강조하면서 엄마 마음 상하지 않게 하려는 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어릴때부터 남들 하기 싫어하는 일이나

남들 가져오기 싫어하는 준비물은 혼자 챙기기도 하였다.

우유팩 씻기도 자청하여 했고,(그거 한다고 고무장갑 가져갈 때 알았음)

초등 2학년 때 병설유치원 유치반에 우유급식 돕는 일도 몰래 하다가

매번 수업시간 늦는 바람에 담임이 알아버린 일도 있다.

유치반에 우유챙겨주기를 하다가 화장실 다녀오면 다음 수업시간이

늦어버려 몇번을 혼나다가 나중에사 이야기를 하여 담임도 알았다고 하였다.

 

공부를 썩 잘해서 학업 우등생은 아니나,마음 씀이만큼은

모범생이라 괜찮다고 여유부려 보는 나는야 고슴도치 엄마다.

 

급식비 4만원 중에 2만원을 아이에게 주었다.

넉넉하지는 않겠지만 부족하지 않게 월급으로 용돈을 주었는데

이번 돈은 보너스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돈은 함부로 쓰는 아이가 아니라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나는 내 아이를 믿으니까...

 

후후..슬픈일도 아닌데 왜 주책같이 눈물이 나려는걸까...

 

 

 

 

 

2003-08-26 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