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부터 새 것과는 인연이 멀었던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신형을 가져보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신발도 새 신은 딸랑구가 먼저 신어보고 양말도 고무줄 늘어나면 내 차지가 되고 당연히 휴대폰도 구닥다리 되어서야 내 품에 안겼다. 컬러링이라 해서 별난 소리로 주인을 부르더만 난 그런것도 안된다. 그런데 휴대폰 액정에 내 이름을 집어 넣고 싶어서 000꺼~ 하고 찍었더니 아이들이 웃는다. 웃거나 말거나 몇 날을 그렇게 하고 다녔다. 친구들도 웃는다. 그러던 어느 가을날, 문득 하늘을 보았는데 그 하늘이 무척이나 고와서 나는 하늘보는 습관까지 생겼다. 그때 섬광처럼 번득이는 이름이 떠올랐으니 그것이 바로 "가을하늘"이었다. 그날로 나는 내 구형 핸폰에 "가을하늘"이란 로고를 넣고 다녔다. 그러다 계절은 어느덧 차가운 겨울로 들어섰는데 언제나 그리던 그 가을의 하늘이 아니었고 눈부시지도 않았다. 어느해 겨울 다니러 갔던 동해바다가 생각이 나서 이제는 "겨울바다"로 개명을 하였다. 그런 겨울이 이제 차츰 멀어져가려한다. 어느새 가지 끝엔 움이 트기 시작했는데.... 다시 새 이름을 생각하는 내 머리 속에 퍼뜩 떠오르는 이름 하나. 그것은...... "봄처녀" ....^^ 이제부터 나는 ♤봄처녀♤로 변신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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