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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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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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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인 2006-03-06

며칠 전부터 아들 녀석의 상태가 심상치 않더니
일부러 크는 과정이 다 그렇다고 모른 척 넘겨 버린
엄마의 무관심을 시위라도 하듯 결국은 몸살이 된통 걸렸다.

꼭 요맘 때쯤이면 한 번은 그러던데..
안그래도 속으로 그런 오도방정을 떨었던 내 생각 탓인 것 같아
가슴을 쳐보고 쥐어 뜯어도 보고..

에라,
아이의 건강이 먼저지 공부가 다 무슨 소용이라고 싶어
열에 들뜬 아이의 헛소리에 스스로를 꾸짖는 후회의 밤을 보내고

오늘은 작정하고 아이 데리고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얼굴 도장만 찍고 병원 갔다가
약 먹인 후 보일러 뜨끈하게 올려 놓고 집에서 하루 종일 재웠다

잠들기 전 땀내라고 긴 팔 옷 입히고 방문까지 꽁 닫고
좀 더워도 참으라고 일러 놓고
있는 힘껏 녀석을 꼭 안아 주었더니
"엄마, 오늘은 어디 가지말고 꼭 내 옆에 있어 알았지..?"
응석부리듯 은근한 미소를 머금은 채 금새 잠드는 녀석..

에구,,, 5학년이나 된 녀석이 아직도 애기 같다.

언제 내가 요 녀석을 이렇듯 폭 안아 줬던가
기억에서 가물하다
늘 뭐해라 어디 가라 뭐하냐 그건 안된다 저걸 봐라...
(@@~~에구 어지러워...명령어 판이네)
가슴 한켠이 아릿하게 미어온다..

운동회에서 선 보일 기마전 연습을 하는 듯
"줄 틀렸어, 여기서 구령해야 된단 말이야..."
뭐라 뭐라 꿈속에서도 웅얼거리는 아이.
그러면서도
가끔씩 손을 저어 잠결에도 엄마의 존재를 확인하는 녀석의 손.
아직은 보들보들 자그만 하지만 곧 성년을 향해 몸피가 커 가리란 생각을 하며
새삼 요리조리 아이의 손을 만지작거려 본다.

따뜻하다..
아이가 엄마의 존재를 확인하듯
내 새끼를 확인하는 눈길에 오늘만큼은 무조건적인 사랑만 싣고 싶다..

우린 모두들
살면서 무언가를 끝없이 갈구하고 또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 많은 대상과 조건이 무엇이건 간에
가끔씩은 확인을 함으로써 갖게 되는 안도감 또한
내 존재에 대한 확신을 찍는 또 다른 방법일 수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