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 남편과 함께 대룡산에 올랐다 .
요즘 간간이 삼악산이나 드름산을 함께 등산을 다녔다 .
T.V리모컨을 애인마냥 끼고 쇼파에 누워 뒹굴대더니 허리가 아프단다 .
병원에선 디스크 라고 허리강화 운동을 하라는데 혼자서는
뒷산도 안간다 누가 잡아먹는지 ,,,,,,,,,,,,,,,내가 워낙 산을 좋아해서
자주가는데 이젠 그나마도 같이 붙어다니게 생겼다 ㅊ ㅊ
대룡산은 왕복 10 KM 에 산행 시간도 서너시간 짜리다.
정상에 올라서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 산꼭데기서 먹는 라면과
막걸리는 먹어본 사람만 그 맛을 안다.
라면이 끓기 시작할 무렵 우리나이 또래의 남자 한분이 우리 바로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 사람이라곤 우리내외와 그남자 뿐이었다
내가 " 아저씨 이리와서 같이드세요 " 하고 말을 붙였는데 못들은 체다
남편을 얼른 쳐다보자 그도 역시 못본체다 .
산꼭데기에서 달랑 세사람인데 바로 옆에 사람을 두고 우리 둘만 먹기가
민망해서 다시한번 큰소리로 " 아저씨 라면좀 같이 드시죠 " 해도쳐다보긴
커녕 대답조차 안한다 .
어쩔수 없이 라면을 먹기 시작했는데 맘이 편치않다.
그까짖 라면을갖고 혼쾌히 나눠 먹자고 하지 못하는 X이나
그런다고 여자가 두번씩이나 말을 건네는데 대답조차 안하는 X이나,,,,,
속으로 욕을하면서 화가났다 .
국물을 마시는데 그아저씨 빵을 꺼내서 먹기 시작했다 .
추운 날씨에 팍팍할텐데 물룬 마실거야 갖고 왔겠지만 ,,,,,,,,,,,,,
오지랖이 넓은 나는 또 한번 말을 붙였다 " 뜨거운 국물좀 해서 드시죠 "
세번째 말까지 씹었다 , 에이 두X 다 어지간한 X 들이다
국물만 두어번 마시고 젓가락을 놓고 일어 섰더니 남편이 날 쳐다본다 .
짐을 챙기고 일어 서려는데 말 한마디 안하고 있던 그아저씨가 날 쳐다보며
" 요 밑에좀 봐요 아주 귤 껍질이 쫙 깔렸네요 " 하며 게면쩍게 쳐다본다
흥 ! 벙어리는 아니었군 속말을 하며 히죽이 웃었다 .
하산을 하며 어느만큼에서 " 당신은 산에 오르는 마음 가짐을 다시 배워야해 "하자
이미 자기도 알고 있다는 투로 " 됐어 " 라는 말로 내말을 잘라 버린다 .
그런 남편의 뒷모습을 보며 혼자 생각했다 .
산에 오르면 자연이 나를 품어주는 만큼의 후덕함을 배우는 거야 그래서 처음 보는
이들과도 반갑게 인사하고 나눠 먹을 수 있는 것인데 사람이 어찌그리 자잘하냐 ?
후덕하고 사람 좋게 생긴 남편은 모든 사람들이 법없어도 살게 생겼다고 어디서
저렇게 좋은 사람을 만났냐고 들 얘기한다
하긴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으니 무리는 아니다 .
난 좀 성깔있게 , 못됐게 생겼댄다 그래서 우리 두사람의 부부 싸움이나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생각대로 미루어 짐작한다 .
이젠 왠만한 일은 적응이 됐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사소한 것들에 화가난다 .
아니 내가 화가난건 라면을 나눠먹지 않은것 때문도 아니다 .
내가 자기의 잘못된점을 지적하면 뭐가됐건 솔직하게 시인하고 인정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자세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없었다 .
명확히 잘못된 것도 얘기하면 시끄러 ,됐어 딱 두마디 그리곤 T.V 에 시선을 고정
시키면 아예 표정이 없다 . 듣지도 않는 얘기를 어떻게 혼자할것인가 ?
이건 대화를 해서 얘기를 풀어가겠다 가 아니라 아예 대화 자체를 무력화 시켜 버린다.
티비 부부클리닉 같은 프로에 나온 부부들은 같이 소리라도 지르더구만 그것조차 안한다.
어느 책에선가 사소한것에 목숨걸지말자 ! 모든것은 사소하다 ! 했다
그래 사소한 인간을 상대로 사소한 소모전은 할 필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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