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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예비중학생


BY 우연 2005-02-04

아들녀석이 개구장이 때를 벗고 중학생이 됐습니다.

참, 아직은 예비 중학생 이지요.

딴에는  긴 방학동안  학교 배정에  마음을 썼는지 개학 첫날 통지서를 들고 우렁차게 보고를 합니다. 나, 현대중학교 됐어!  잘 됐다. 1지망에 됏으니 불평을 할 이유도 없지요.

 

딸아이는 너, 이제 주겄쓰하고 인상을 쓰며 겁을 줍니다.

공부를 독하게 시킨다고 소문이 났던 학교입니다. 그래도 녀석은 싱글벙글 이제부터 3년을 입을 교복을 알아보느라 분주합니다. 누나의 한마디 한마디에 솔깃해져서 다리가 길어 보인다는 의견에 넘어갔다가  원인도 모를 '꼬졌다' 한마디에 금방 풀이 죽습니다. 보다못한 엄마의 제일 멋진 걸로 해준다고 말도 믿지를 않습니다.  연예인 공연 티켓이라는 젯밥에 눈먼 누나의 술수에 관련된게 아닌가 하고 토끼눈으로 봅니다.

 

나의 중학교 입학시절....

젊은 엄마와 들렀던 양정점에서 맞춘 짧은 스마트 교복, 월요일마다 다려 입느라 반질반질해진 치마. 2년밖에 못입고 새로운 교복을 입어야했던 남다른 추억까지도 어제일 처럼 떠오릅니다.

 

 녀석은 또래들과 어울려 배치고사를 치러갑니다.

주택단지를 지나 호수를 지나면 산속에 있는 학교입니다.

우리집 주방에서 빼쪽한 교사 지붕이 바라다 보입니다.

공부라면 참으로 오래오래 내속을 썩혀가며 최소의 양으로 최소의 효과를 봐왔던 아들.

이녀석을 엄한 규율이 살아있는 학교에 넣고 조금은 안도하는 내모습이 무책임하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엄마만큼 자란키와 넓고 깊어진 생각을 가지기 시작한 아들이 이제는 알게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매일 매일의 분주한 등교길 뒤로 저를 지켜보는 엄마의 깊은 사랑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