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금숙이(소)
詩 최현옥
어무이 쌈지 주머니 장독간에 놓여진 된장독 닮아간다 언젠가 임신한 큰며느리 배처럼 자꾸만 불러오니, 객지로 훌쩍 떠나버린 자식들이 못내 그리워 허기진 속이나 채울까? 하여 오 일마다 열리는 읍내 장날 시장통을 헤매다 우연히 금숙이를 만났단다. 이유도
모르는 채 에미와 생이별하고 끌려 나와 팔리기를 기다리는 금숙이. 그 맑은 눈동자 안
에 그렁그렁 고인 눈물을 보게 된 어무이, 가난한 살림에 제대로 먹이고 입히지도 못했
던 자식들의 어린시절 눈망울과 어찌 그리 닮았던지? 한 참을 넋 잃고 지나치다 언젠가
큰 자슥이 벼락같이 왔다가 손에 쥐어주고 간 흰 봉투, 힘들게 벌어서 준 아들의 땀 값,
힘들어도 한 번도 열어보지 않았던, 고쟁이 안 쌈지 주머니 탈탈 털어 자식 같은 금숙이
를 데리고 온지 벌써 아홉 해 째, 자식처럼 생각하는 어무이 사랑 알았을까? 다음 해부터
한 해에 한 마리씩 어김없이 건강한 송아지를 낳아 은혜 갚는 금숙이, 올 봄에도 새끼 놓
고 또 임신 중,
스토리문학에 11월 이 달의 작품에 선정 된 작품이며
스토리문학 12월호 시부분 58p~60p에 실림 스토리문학 동인지 [ 겨울과 겨울 사이 ]발표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