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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중년의 귀가 길 (스토리문학9월호 등단시)


BY 들꽃향기 2004-12-02









중년의 귀가 길


詩. 최현옥


언제부터인가 휘어진 어깨가
날개 늘어진 박쥐처럼 무겁다.
A아파트 101동에 사는 김씨
'콩 심으면 콩, 팥 심으면 팥 난다.'는 말
자면서도 다짐했지만,
그것은 환상이었단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환상.
후미진 어판장에서 생선내장 훑어내며
그놈의 환상을 발려내다 보면
어느덧 밤이 오고
집으로 가는 지친 걸음에
달빛마저 비린내를 풍기는구나
언덕 위 영창에는 백열등 반짝이고
검은 외투에 얼굴 묻고 가는 골목길에서
어두운 동굴의 박쥐처럼 등 구부리고
참았던 오줌을 맘껏 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