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지지배가 오빠 잡아먹게 생겼네"
"글쎄 말여~ 저눔의 지지배"
유모차에 앉아서 잉잉거리며
옷을 사러 숖에 들어 온 엄마에게
계속 보채고 오빠에게 짜증내는
세살짜리 중국 여자 아이
유모차를 뒤에서 밀며
눈물도 없이 잉잉거리는 여자애 때문에
뒤로 밀린 기죽은 전북에서 온 다섯살짜리
곱슬머리 한국 남자 아이
조금은 모자라 특별반 수업을 듣는다는
얼굴은 보지 못한 경북에서 온 1학년 큰 아이
남의 나라 아이를 입양해서 키운다는 것
그것도 세 명이나
보통 사람은 하기 힘든 일이고
나라도 엄두도 못 낼 일이건만
내 나라 아이들 키우는 엄마에게
고맙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엇갈린 감정과 함께
팔은 안으로 굽고
피는 못 속이는지
어린 딸에게 더 신경쓰는 엄마가
좀 서운하다
아이들을 보는 착잡한 마음들이
할 수 있는 말이란 고작
"아휴~ 저눔의 지지배! 정말 오빠 잡아 먹게 생겼잖아"
"글쎄 말여, 저 지지배, 저거 약은 것 좀 봐"
한국 이름을 그대로 불러주는 엄마가
그래도 난 고맙다
그리고 좀 슬픈 것도 사실이다
사랑에 목마른 아이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