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에 올라가는 중이었다.
숲속에서 나왔는지 아주 예쁜 노랑나비 한 마리가 내게로 날아왔다.
그리고는 내 주위를 날고 있어 그 모양이 예뻐서 나비 따라 계속 보고 있었다.
그 때에 위쪽에서 할머니 한 분이 가까이 오시니까 나비가 할머니를 따라 가려는 듯
그 쪽으로 다가갔다.
나비를 보시던 할머니께서
"나비야 이쁜 각시한테 가거라. 이쁜 각시한테 가. "
하셨다.
신기하게도 나비가 알아들은 듯 다시 내 주위로 날아와 맴을 돌았다.
그래서 처음 보는 할머니랑 나는 큰 소리로 웃었다.
요즘 보기 드문 나비 한 마리가 초면의 우릴 이웃처럼 바라보고 웃게 만들어 주었다.
순식간에 친해진 할머니께
“안녕히 가세요.” 하며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마치고 돌아 서는데 산에서 늘 말없이
지나쳐 갔던 중년 부부가 내 옆을 지나가기에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말을 하였다.
그러자 그 분들도
"안녕하세요!"
하며 반갑게 인사를 받아 주었다.
모르는 사람도 먼저 인사를 하면 되는 것을 모른다고 그냥 지나쳐 버렸던 붙임성
없는 내 성격을 다시 한 번 반성하여 보았다.
엊그제부터 웬일인지 기분이 다운되어 조그만 일에도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짜증이 났다.
아마 갱년기 증상인가 보다고 생각하며 티를 내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는데,
노랑나비 한 마리로 인하여 크게 웃고 났더니 마음이 밝아졌다.
발길 가는 곳마다 이름 모를 잡초들까지도 다 아름답게 보였고 싱싱하게 살아가는
생명들을 보며 나도 희망의 꿈을 피워야겠다는 의지를 다져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