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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찾은 여유


BY 자화상 2007-02-13

시아가 마침 방학중이라

아빠 정기검진 따라 갔다 오게 하였다.

그래서

오늘 하루 나는 모처럼 한가한 여유를 찾았다.



오랜만이다.

내 블로그, 즐거운 인생이었네.

잊었었다.

너무 바빠서...



그러나

힘들지는 않다.

남편의 건강은 아주 좋아졌다.

운동을 그야말로 열심히 한 덕분이리라.

남편 따라서

같이 산에 가고 걷기 하고

남편 먹이느라

매일 잡곡밥 아니 영양밥 먹고,

채식하고 과일 먹고

사는데에 불평없이

마음가는데로 살다보니 나도 건강해지고

욕심 없어져 좋다.



그저 자고 먹고 운동가고

그래서

몸은 건강해지고 좋은데

허전해지는 무언가가 있다.



바로 또 하나의 내가 사라지고 있었다.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한다.

아침준비 (채식과 야채 과일 샐러드)

그리고 7시 식사후

9시까지 설겆이 마치고

산에 가거나 가벼운 산책한다.

며칠에 한 번씩 대형 마트에 가거나

휴일 새벽에는 재래식 시장을 간다.

시골에서 가지고 온 잡곡이나

채소들을 산다.

신선한 생선도.



오전 11시 반에 점심 준비하여 먹고

1시까지 설겆이등 마치고

약 30분 휴식하며 인터넷으로 뉴스를 본다.

그리고 사무실 나갈 준비

2시부터 어린이 바둑학원 지도 시작하여

오후 6시 30분에 마친다.



곧바로 귀가하여

저녁 준비 한다.

저녁 8시 식사 마치고 바로 걷기 운동 간다.

때로는 동네 마트도 들리고

집에오면 밤 9시 30분

설겆이등 부엌을 다 치우고 정리하면

밤 11시, 아들 간식주어 먹는 사이에 나는

컴퓨터에 앉는다.

1시간 정도 간단한 것 쓰고 올리고

밤 12시에 세수를 한다.

그리고 때로 컴퓨터가 비어 있으면 새벽 1시 또는

2시 까지 인터넷으로 바둑을 둔다.

그러다 졸리면 비로소 편하게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또 새벽 5시 반에 일어난다.



TV연속극이나 볼거리는

주로 볼륨을 크게 틀어 놓고

부엌일 하며 듣는다.

음악도 이어폰으로 들으며

집안일등을 한다.

책은 사무실에서 아이들이 제 시간에 오지 않아서

시간이 빌 때 읽고 신문은 식사중 또는 직후에 읽는다.



이렇게 사십대 후반을 보냈다.

어느 날 고개 들고 거울을 보았더니

내가 쉰 살이 되어 있었다.

손에는 가진 것 없고

머릿속에 든 것 없고

마음안에 풍족한 양식 없다.



그래서 허전한 함을 느꼈다.



내 자유로운 시간 없이

건강상 이유로 오직 회사와 집만 오가는 남편을 위해

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래도 난 지금이 좋다.

남편이 옆에만 있어준다면,

내 발전 없어도 좋다.



오직 가정의 평화에 내 인생의 참 의미를 두고 살겠다.



차차 기회가 오리라 생각한다.

내가 하고자 세웠던 계획들은 사라지지만 않는다면,

내 머리칼이 허애져 할미가 되어도

내 생애에 이루어 놓고 말것이다.

꼭 그렇게 되리라고 믿는다.



오늘 6개월만에 정기 검진 받고 돌아와

이상 없다며 활짝 웃어 줄 거라 기대한다.

우리가 횟수로 만 2년을 정말 열심히

노력했으니 다 잘 될거라 생각한다.



시아가 스스로 먼저 성당을 나갔다.

우리도 곧 주님앞에 나아가

그동안 쉬었던 신앙을 고백하리라.

내 삶이 곧 신앙이었고

내 의지가 기도였으니

주님께서도 어여삐 보아 주시리라 믿는다.


20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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