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삐뚤어진 고추가 뭐예요?"
"어,으응 그거 꽈리고추였어."
"근데 왜? 삐뚤어진 고추라고 썼어요?"
"응,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나서 흐허허 "
시아가 꾸구려진 메모지를 펼쳐 보고는 물어 보기에
깜빡 잊었던 일이 생각나 다시 배꼽을 잡고 웃으며
설명을 해주었다.
아빠가 밖에 나갔다 올 일이 있다고 해서 반찬거리
몇가지 좀 사다 달라고 했더니 메모해 달라고 했었다.
그래서 대파 한 단, 오이 몇개, 쑥갓, 미나리, 적고는
멸치와 함께 볶아 먹을 고추 이름을 적으려는데
갑자기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뭘까? 뭐지? 그 고추 이름이 뭐였더라.
하다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아서
삐뚤어진 고추라고 적었다고 했다.
"그랬는데 아빠가 알아 보시고 꽈리고추를
사 오셨다는 거예요?"
"응, 사와서 하는 말이 '이 사람아 이 고추 이름은
꽈리 고추라네 '하여 그 때야 아, 꽈리고추였지.
하고 생각이나더라."
하였더니
이젠 시아가 배꼽을 잡고 웃었다.
쭈글쭈글한 고추도 아니고 삐뚤어진 고추라고 써준
엄마나 그걸 알아보시고 꽈리 고추를 사오신 아빠나
천생연분이라고 하였다.
하여간 이래서 또 바빴던 하루를 웃음으로
장식을 하였다.
2006.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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