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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독살사건 (이덕일 지음 )을 읽고서


BY 자화상 2006-02-17

아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왔다며 책 한권을 내 밀면서 읽어 보라 하였다.
조선 왕 독살사건 이라는 제목이 흥미를 끌어서 바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였다.
부엌일 하면서도 읽고 컴퓨터 안하고 텔레비전 안 보고 틈만 나면 앉아서 읽다가 힘들면 누워서 읽고, 토 일요일 이틀을 조선 왕들의 시대로 푹 빠져 들고 말았다.

인종. 선조. 효종. 현종. 경종. 정조. 고종 등이 독살 되었을 확률이 높다는 내용으로 전개되는 숨 막히는 극적인 장면들이 내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하였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인지 속독을 하면 내용이 머릿속에 그려지지가 않아 다시 읽어서 이해하고 천천히 마치 그 때의 시대에서 내가 지켜보고 있는 듯이 읽었더니, 온 몸으로 왕의 고통에 동참한 느낌이었다.

권력을 위하여 사람의 도리를 벗어 난 욕심은 스스로를 자멸하게 하는데도 한 때의 영화로운 삶을 위해 많은 사람들에게 원한을 심어 주면서까지 죄를 짓는 소수에 의해 세상의 톱니바퀴는 조선 시대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돌고 있다.

악은 시작과 끝이 불행의 씨앗으로 남지만, 선은 슬픔과 고통의 시간이 흐르면 세세에 영원히 빛이 날 거라는 걸, 악에 빠지기 전에 깨닫게 해주는 약은 없을까?
화무십일홍이요 권불십년이라는 옛말이 지금은 우스워질 정도로 무디어졌지만 사람의 근본은 선으로 바탕이 이루어져 있으리라 난 아직도 믿고 싶다.

아들이 책을 가지고 기숙사로 돌아간 다음 날 아침부터 뒷목이 뻐근하더니 기어코 찜질 파스를 이틀간 붙여도 목을 움직이기가 부자연스럽다.
조선 왕들의 한 많은 죽음을 분노하며 불쌍해서 마음아파 했더니 약간의 여파가 뒷목에 남았는가 싶다.

내 친정의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씨 조선시대에서 귀에 익은 이름들이 보인다.

그래서인지 더 흥미를 갖고 이 책을 읽었는데, 뭐라 할까 그저 지금의 세상에 내가 살고 있음이 다행이라 싶을 정도로 조선시대 의 부귀영화가 조금도 부럽지 않았다.

아무튼 이 책을 읽으므로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깨닫게 되어 남은 인생에서 삶의 진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학생도 성인도 한번쯤은 이 책을 읽어 보았으면 하고 권하고 싶다.


2006.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