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을 자꾸 열었다 닫고
혹시 벨이 안울리나
집 전화로 걸어 보고
베란다에 나가 오가는 차량들과 사람들을
보다가
컴퓨터로 바둑몇판 두다가
티비 체널 돌리며 연속극을 보다가
심심하다며 과자를 먹고
거실을 왔다 갔다.....
그리고 바지허리춤을 열고
그냥 장루를 보고 또 보고
참~ 안타까운 심정으로 그 모습들을
지켜 보다가
바람 쏘이러 갑시다 하며 나서면
속으로는 좋으면서
"갈데도 없는디 어디 갈까? "
내 눈에는 오십이 넘은 어린 아이가 서있다.
차를 타고 15분 거리면 바다도 산도 갈곳도 많다.
요즘 제일 기다리는 전화는 삼총사의 안부 전화다.
왠일인지
그사람들도 남편에게서
저만큼 거리를 두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이사람들도 당신을 멀리 하는것 같다며
밉다고 했더니
남편은 지금까지 벗 해주며
일주일에 한번씩 다녀준것만 해도 고맙지 하여
속이 상했다.
우리집을 아지트로 3년이 넘게
고 3 과 중2 의 아이들 시험기간때도 시끄럽게
밤을 새며 얘기를 나누는 세 사람을 위하여
식사며 간식이며
소홀함이 없이 대접하며
남편이 투병을 하여도 변함없이
찾아와 놀아주는 것이 고마워
정성을 다했는데
두달 전부터
발걸음이 뜸해지고
이틀이 멀다고 오던 전화도
보름이 넘도록 끊어지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변해도 삼총사 만큼은 변하지 않을거라
믿었는데...
4년전에
한 형제처럼 친했던 부부가 있었다.
두가족이 여행도 다니고
형님 동생 하며 믿고 친분을 쌓았는데
어느날부터 남편이 근무하는 곳에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겉잡을수 없이 많은 수의 사람들속에서
외로운 처지가 되기 시작했다.
매일 분위기와 신경전으로
스트레스는 극도로 쌓이고
업무상 억울한 속병으로
남편은 지치고 웃사람들마저 동요되어 가자
사표를 생각했고 서울로 이사를 갈까 까지
생각 하다가
가까운 곳으로 일단 이사를 하고
직장은 다니면서
남편을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는 주범을
찾고 나니 어처구니 없게도
그렇게 친했던 그 부부의 남편이었다.
3개월이 넘도록 남편을 벼랑으로 몰았던 주범이
그 사람이었다는 소식에
우린 기가 막히고 아무 할말이 없었다.
그때 남편이 받아오는 모든 스트레스를
같이 나누다가 나 또한
매월 있어야할것 까지 건너 뛰도록
속을 끓였는데 알고보니 등잔 밑이 어두웠다고 할까
아니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었다고 해야겠지.
속이 너무 상해서 그와 주위의 인간들을
저주하며 미워 했더니
그 미움이 독이 되어
우리를 아프게 하였고
나 또한 한달을 설사까지 하게 하였었다.
억울함은 언젠가는 밝혀지게 되어 있으니
우리 힘들지만 참고 기다리자고 하며
나는 고백 성사를 통하여
내 마음에서 미움을 없애고 용서 하겠다고
맹세하여 점차 미움이 사라지고
날이 지날수록 평정을 찾아 갔는데
남편은 그때부터 신앙을 버렸고
(그 부부가 같은 신자 였었다)
지금도 신앙을 쉬고 있다.
점차 남편의 성실함과 억울함이 윗분들한테
인정받기 시작하자
다시 일년후 부터는 모두가
자기들의 색안경이었음을 시인하고
사과를 해와서
남편도 그때일을 거울 삼아? 다시는
아무에게도 정을 주지 않았고
삼총사 만큼은 변함 없이
친분을 유지하여 왔는데
남편은 직장을 쉬고 집에 있으니
자연히 남편 빼고 둘이서
무슨 얘기를 주고 받다가
비밀을 만들더니 남편이 뻔히 알고 있는데도
숨기어 말을 안하다가
어느날부터 거리를 두게 된것 같다.
이래서 난 또 미움이 시작이 되었다.
다른때도 아니고
하필 아픈 사람에게
또 전과 같은 배신감을
느끼게 하니 더 속이 상해진다.
그렇다고 내가 음식을 만들어 놓고 놀러 오라고
할수도 없고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
그저 옛날처럼 또 속상해서 가슴이 두근 거리고 남편이 짠해진다.
4년전 그 부부의 남편은
남편에게 다시 다가왔지만
남편이 마음으로 용서가 되지 않는다며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작년에 명절때
선물을 사가지고 병문안 겸 와주어서
우리 네 사람은
손을 잡고 화해를 했었다.
지금은 미운 마음이 없는데
삼총사가 어긋나니 다시 그때 일이 생각나
가슴이 두근 거린다.
이번만은 부디 미워할 일이 없도록
삼총사가 스므스하게
다시 어울려 졌으면 좋겠다.
이래서 사람 사귀기가 정말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2005.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