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자네 흰머리가 많이 생겼네"
벌써 여러차례
남편은 내 앞머리에 자꾸만 늘어나는
흰머리카락이 눈에 거슬리는지
자기 때문에 내가 신경을 많이 쓰느라
고생하여
늙어간다며 안쓰러워 하여
오늘은 맘 먹고
미용실에 가서
흰머리카락 안보이게 살짝 코팅하여
짧게 컷트하고 파머를 해달라고 하여 변신을 하고왔다.
약 4~5개월을
머리 손질 안하고 대충 살았더니
내 모습이 많이 꺼칠해 보이고
불쌍해 보였나보다.
가을이던가
남편 병원에 갈때마다
나는 같이 따라가는데
아는 여자분이
내게
남편 아픈데 안사람이 너무 예쁘게 하고 다닌다고 하여
깜작 놀랬던 일이 있다.
그때 퍼머를 한지 얼마 안되었던 참이라
머리가 단정했고
맨숭맨숭한 얼굴로 따라 다니면
우리 둘이를 불쌍한 눈으로 볼까봐
나 만이라도 단정해 보이는게 좋을것 같아
살짝 화장을 하고 립스틱을 밝게 바르고
갔었는데
내게 속이 없이 환자옆에서
예쁘게 단장하고 다닌다는 투로
말을 하는것 같아
민망하여
그후로
머리 손질을 안하고
얼굴도 대충 다녔더니
이젠
남편이
자기 땜에 내가 고생하여 얼굴이 못써져 간다고
걱정하여
활발하게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머리 손질을 하고 온것이다.
남편은 내 달라진 얼굴 모습을 보고
"아줌마 파머 했네"
하고는 웃었다.
그래 남편의 마음이 편하면 내 마음이 편하고
남편이 웃으면 내 마음도 즐거우니
남편에게 걱정주지 않고
편하게 살게 해주는게 내 의무이자
정성이고 후에는 보람이되겠지.
남들이 보기에 속없다 할망정
남편의 눈에 걱정을 안주는게 제일 일거라고 생각한다.
2005 2.4. 속 비어있지 않은 여자로써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