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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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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길 수 없는 마음.. 그 얼굴.


BY 수니 2004-11-18


    숨길 수 없는 마음.. 그 얼굴. 길을 나섰다. 바람이 우수수 낙엽을 떨 군다. 저만치 낙엽을 향해 두 손을 벌리고 서 있는 여인. 그 곁에서 어설픈 디지탈 카메라 폰으로 그 여인을 찍고 있는 중년 남자. 잠깐 멈추어 서서 그 작품(?)이 완성되길 기다렸지만 사용이 어설퍼 연신 '다시'를 외친다. 처음으로 산 카메라 폰 인가보다. 그 길로 지나 가야하는데. 내가 시간이 없는데. 내 차는 저쪽에 있는데. 마음이 바쁜 내가 속으로 말이 많다. 그래도 그리로 지나갈 수가 없다. 그 부부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하기에.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보이기에............ . 한참을 지나가지 못하고 그렇게 기다려 본다. 마음은 바쁘고 눈은 연신 시계에 가 있지만 차마 그 공간의 아름다움을 깨지 못하고 난 그렇게 서 있었다. 지나가지 못하는 나를 의식하지도 못하고 사진 찍기에 열중하는 두 사람.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래, 저것이 아름다운 삶이구나. 정말 고운 사람들이구나. 저런 소중함을 가지고 사는구나.' 내 바쁨도 잊은 채 그들 속에서 내가 행복해 하고 있구나. 바람조차 불다가 안 불다가 하니 시간은 더 걸린다. 바람아! 제발 시간 맞춰 불어라 그래야 저들은 네가 떨 군 낙엽을 배경삼아 고운 사진을 찍고 나도 이제 지나가야 하지 않니? 바람에게 그렇게 말하니 내 맘이 전해졌는지 내 말대로 해 주는구나. 한참 만에 그들은 만족한 작품이 나왔는지 서로 마주보면 활짝 웃는다. 그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고운지. 그제 사 날 발견하고 연신 미안해하는 그들을 바라보니 그 얼굴엔 고운 마음이 가득하다. '맞아 그들은 사랑이었어. 행복한.'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 사람의 숨길 수 없는 마음의 거울.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 내 마음속에 정말 아름다운 얼굴들을 만나 소중한 선물을 받은 듯 행복감으로 젖어 든다. 고마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