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온지 오늘이 4일째다. 이사가 이렇게 힘든일이었나. 젊어선 이렇게 이사하는게
힘에 부치지 않고 그런대로 할만했던거 같은데 말이다,
그래서 나이는 못속인다는 말이 있나봅니다.
암튼 이사하는날 날씨도 좋았고, 앞집 할머니는 서운해서 울먹거리며, 각티슈를 한묶음 사들고 오시고,뭐든지 내게 물어보시고,딸처럼 의지하고 살다가 이제내가 이쉬워서 어쩔거나 하신다.
2층 아줌마도. 생각지도 않았는데 화장지를사들고 와서는 가서 부자되란다.ㅎ
이사갈곳으로 차를 막 출발하려는데 동네 20년넘게 단골인 슈퍼아저씨가 화장지를 들고 뛰어오신다, 그동안 내가 부침개를 하는날이면 아저씨를 두장씩 꼭 갖다드리곤 했었다.
부침개를 좋아하신다는 말 듣고 부침개 굽는 날이면 동네 할머니들과 같이 아저씨도 내가 잊지않고 챙겨드렸더니. 이동네 이사와서부터 슈퍼단골손님이었던 나였으니.
아저씨네가 꼭 백원이래도 물건이 싸다고 내가 어느날 그랬더니, 그래도 다른이들은 그런말 안하더란다,ㅎ같은물건이 다른데는 꼭 백원이래도 비싸면 비싸지 싸지않아요,
그래서 저는물건값 아는것은 절대 다른데서 안사고 여기서만 산댔더니 그러냐며 웃는다.
이동네가 그래도 살기가 편하고 좋았는데. 재개발 덕보고 저는 더 나은곳으로 23년동안 살던 동네서 처음으로 터전을 옮겨왔습니다.
이사와서 3일동안 집을 정리하고 이제야 이사짐 정리가 말끔히 됐고요. 이제 에어컨만 오면 되네요, 아직은 날씨가 그리 덥지않아. 베란다 문 있는대로 열어놓고, 그랬더니 바람도 많이 들어오고. 선풍기만으로 해결이 되네요, 동서가 세탁기도 주문해줘서 저렴하게 샀고요.
에어컨도 알아보고 동서아들 후배가 삼성다녀서 직원가 할인으로 싸게 살수있게 해준다해서 그러라했어요, 세탁기도 그래서 싸게 샀고요,
이집에 살던 여자가 싱크대 기름때도 한번도 청소도 안하고 살은 여자라서 그거 지우느라
팔아프고 어깨도 많이 아프지만. 그래도 치우고나니 속이 시원하고 집이 깔끔하네요.
먼저 살던집은 도배 장판을 못하고 살았더니 청소해도 사실 표시가 안나고 그랬지요.
저는 하루도 걸레질 안하는날이 없이 보이는곳은 매일 걸레로 닦고 살았거든요.
구석진곳은 날잡아서 대청소 하고요, 이젠 몸이 안따라줘서 대충 치우고 살려고요,ㅎ
남편이 그만좀 청소하라고 하네요. 팔아프고 어깨아프다 징징거렸더니요. 남편이 대충 정리한거 다시 내맘에 들게 수납장 정리하고요,ㅎ 제맘에 안들으니 그럴밖에요,
1층에 터줏대감 할머니 어제 감자떡 얼려둔거 쪄서 드시라고 20개 갖다주니 좋아라 하고
나를 붙잡고 자꾸만 말시키고 얘기하고 싶어시네요, 그래서 할머니 저도 이제 씻고 그래야하니
올라가 본다고 하고 왔네요,
계단 물청소를 어제 3층 사람들이 하고내려와서 저도2층은 조금 거드는 시늉이래도 했거든요, 물호수로 3층남자가 하고내려오니 할것도 없더라고요,
이사정리하고 사실 남편하고 제가 2층부터 1층은 물청소 하려고 맘먹고 있었더니 어제 하길래 제가 몸이 아프고 힘들어도 내다는보고 인사는 몇분 했으니까. 나와봐야지요,
집이 먼저 살던곳보다 약간 넓은것 뿐인데, 왔다갔다 제법 동선이 있다보니 절로 운동이 되겠다고하니 남편도 웃더라고요. 어제 남편과 저녁먹고 산책로길 알아두고. 대학교 근방이라서 학교만 들어가서 운동해도 하루에 다 돌지도 못하겠다 했더니 남편도 그럴거라며 웃네요.
어제 저녁엔 번호키 건전지가 약이 떨어져서 남편이 감나무로 올라가서 가스배관타고 아들놈 방 창문으로 들어와서 현관문을 따고 그랬네요.ㅎ 제가 살던 곳에선 저는 이런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미리미리 제가 건전지를 교체하곤 했거든요.,
1년에 건전지 한번만 갈면 되거든요, 이집은 제가 언제 갈지 상황을 모르니까 어제 그래서 당황하고 놀랬는데. 그래도 마침 남편덕에 출장서비스 안받고 돈벌었네요.
남편은 날다람쥐처럼 나무를 잘타기로 어릴때부터 감나무 올라가서 감따는거 일도 아녔다고 하데요. 이제부터 새로운 동네서 새로운 이웃들과 웃으면서 잘 사귀며 잘 살아봐야지요.ㅎ
아직은 동네가 낯설고 어디가 어딘지 길을 익혀야 하고 대학가 주변이라서 젊은 친구들이
많이 보이고, 이동네는 완전 노래방 천국이랍니다.
노래방 다니는거 좋아하는 저에겐 안성마춤이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