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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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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인의 가을 풍경으로의 일탈


BY 수니 2004-10-25

      
      
      열어놓은 창으로 기분 좋을 만치 시원한 바람이 닥아 와 
      머리 결을 더듬어 일렁이며 지나가고,
      따사로운 햇살과 맑은 하늘이 내려앉은 잔잔한 물결이 
      넓은 강줄기 따라 끝없이 흘러가고 있다.
      
      병풍같이 둘러선 나지막한 산들도 고운 옷을 차려입고 
      춤추며 나래짓하는 작은 입새들이 반가운 속삭임으로, 
      일상에서 불쑥 튀어나온 여인네들을 맞이한다.
      
      그리움이 쌓이고 쌓여도 서로 만날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들뜬 음성으로만 만나다가, 오직 우리들만의 시간을 위해 
      문뜩 집을 나서 고운 가을마당에서 일탈의 하루를 만들었다. 
      
      처음으로 만난 여인은 늘 함께했던 지기처럼 느껴져 
      아무런 격의 없이 마음이 열어짐에 
      다행이라는 안도와 함께 행복한 마음으로 시작하고,
      또 다른 여인, 흐른 세월만큼 달라진 그녀의 모습마냥 
      멋진 출발에 세 여인의 가을 하루는 그렇게 시작되고.
      
      가을향기에 흠뻑 젖어 긴 시간을 그렇게 서성이다가 
      대로에서 빠져 고즈넉한 산길로 들어서니,
      그림같이 아름다운 곳이 있어 
      그곳에서 맛깔스런 음식으로 시장기를 달래고 나니
      이보다 더 행복함이 또 어디 있으랴.
      식후에 마시는 차 한 잔을 두 손으로 감싸 안고 
      창밖을 바라보니 그곳엔, 고운 낙엽이 조용히 바람결에 날리더이다.
      그것은 아름다움을 말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바라보기만 하여도
      황홀하더이다. 
      
      아! 살아감에 이렇듯 아름다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새삼 고마움을 느끼며 여인네의 마음은 더욱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워 지고
      수줍은 소녀의 심성으로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오랫동안 
      그 풍경 속으로 빠져 들었다. 
      
      일탈의 행복함. 
      얘기하지 않아도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친구들과
      바라만 봐도 가슴 설레는 고운 가을과
      맛깔스러운 음식에 따스한 차 한 잔.
      가을 같은 중년 여인네의 가슴엔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한 자락의 고운 추억이 자리 잡음에.
      
      한 여인은 바쁜 일상을 접은 한가로움이 편안하고,
      한 여인은 그녀가 표현하는 그림 속에 또 다른 감흥이 자리 잡을 것이고,
      한 여인은 가슴가득 넘치는 이 설렘으로 한 편의 글을 쓰리라.
      
      그렇게 정화시킨 여인네의 가슴은 더욱 따스하고 열정이 넘치는 에너지가 되어
      중년의 여인들의 저력을 또다시 표출하리라.
      
      아직도 하고프고,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을 가진 
      이 열정적인 여인들의 내일이 아름다우리라. 
      그리고 분명 이들의 황혼도 밝은 빛으로 맞이할 수 있으리라. 
      한결같은 가슴으로 늘 깨어 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