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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왕국, 그 세계......
BY 수니 2004-09-17

=== 또다른 왕국, 그 세계 ===
굽이 굽이 산 정상을 향해 올라가니
저만치 커다란 덩치를 드러낸 건물.
깊은 산속에 또다른 왕국.
온갖 차들이 주차장을 넘어와 길가까지 즐비하다.
전국의 차들을 골고루 끌어다 놓은 곳.
무엇이 이들을 이 깊은 왕국으로 불러 들였는가.
깊은 산속의 오아시스처럼 보이는곳.
그 속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
커다란 호수에 유리로 만든 휴식공간,
대자연속에 만들어진 최고의 시설로 가득한곳,
하루밤 수백만원이 있어야 올라갈 수 있다는 객실,
그 중간에 행운을 붙잡으려는 번득이는 눈빛들이 가득하다.
딜러들의 손은 부지런히 움직이고
요행수를 바라며 배팅에 열중하는 군상들.
한편에선,
왼손에 지폐를 오른손은 연신 버튼을 눌러대는 보통(?)사람들...
자욱한 연기속에 오로지 한가지 대박을 꿈꾸며 그들은 눌러댄다.
가끔 여기 저기서 동전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린다.
시선이 집중되고 나도 저런 행운이 있으리라 확신하며
열심히 눌러대는 사람들...
입장만 하면 마시는것 모든것은 공짜라는 음수대에서
붉은 포도 주스를 마셔본다.
공짜라 그런가 별 맛이 없다.
아참, 공짜는 아니구나... 입장료는 내고 들어왔으니까.ㅎㅎ
나도 지폐 한장을 넣어 봤다.
몇번의 버튼 누름으로 게임은 끝났다.
음... 몇번의 배팅으로 행운은 찾아올까.
그걸 바라기보다는 포기가 더 낳을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다.
저쪽에 보이는 한 사람은 이제 누르는것조차 지겨운듯
카드를 버튼에 꽂아 놓아 자동으로 눌러진다.
그의 동공은 반쯤 풀려있고 그 손끝엔 타들어 가는 담배가 달려있다.
기대어 앉은 의자는 그의 삶의 무게가 힘겨운듯 기울어져 버티고 잇다.
그는 무얼 생각할까.
얼마나 더 큰 생채기가 나야 이곳을 빠져 나갈 수 있을까.
이 크나큰 꿈의 광장에서 헤어날 수 있을까.
삼백육십오일 불이 꺼지지 않는 거대한 왕국엔
오늘도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을 붙잡고 있다.
환상의 섬에서...
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