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철의 이야기 (상-2) *************
비행기안으로 좌석을 찾아 들어가보니
항공사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부탁한데로
그녀의 옆자리가 내자리로 지정되어있었다
"어디까지 가십니까?"
자리에 앉자 마자 눈가리개를 하고 잠을 청하고
있던 그녀는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지
뒤척이고 있길래 내가 어렵살이 말을 건냈다
의외로 그녀는 선선히 나에게 말문을 열듯하더니
이내 그녀만의 세계로 다시 안주하려는둣
눈가리개를 하였지만
이대로 그녀와의 끈을 놓칠수는 없었다
나의 끈질긴 재시도에 그녀도 체념한듯
아니면 잠이 오지 않았는지 눈가리개를 벗고
나와의 대화를 시작하였다
그녀를 처음본날로 부터 10년째
이렇게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는 내자신이
믿겨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다정하고 예의바른 아가씨로 성장해있었다
그녀가 잠시 창가로 얼굴을 돌리자
그녀의 까만 머리카락이 눈부시게 내시선을 찔러와서
나도 모르게 손이 가려는 순간 그녀가 나에게 얼굴을 돌리는
바람에 나는 얼른 악수를 청하듯 그녀에게 내손을 내밀었다
내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자
그녀는 잠깐 망설이는듯하더니
내손을 마주 잡았지만 그녀의 마른손은 차디찼고
할머니의 죽음이후 많이 힘들었는지
눈에 띄이게 마른 몸에서 바람 소리가 날듯하다
그녀의 머리를 내어깨에 기대우고
그녀를 편히 쉬게하고 싶었다
<다영아 너는 아니 내가 얼마나 너를 그리워했는지...
운명이 참으로 가혹해서 하필이면 너와나를 그런 운명에서
조우하게 하였는지 아무리 그해답을 찾으려 해도 찾을수가 없구나
이젠 내가 우리에 운명을 헤쳐가련다 너와 그리고 나를 위해>
그녀를 잠시만 더 쳐다보았다면
내 감정을 더 절제할수 없을것 같아
그녀의 곁을 떠나 화장실에가서 찬물에
세수를 하며 흐르는 눈물도 같이 닦아 내린다
얼굴을 들어 거울을 보니 눈이 붉게 충혈되어 버렸다
이런 눈으로 그녀에게 돌아갈수는 없어 얼른 눈을 비벼본다
다시 자리로 오자 그녀는 음악을 듣고 있는지
해드셋을 귀에 꼽고 가볍게 고개를 흔들고 있다가
나를 보더니 놀란 표정을 짓는다
"눈이 왜 그러세요 피곤하신가봐요?"
내눈이 여전히 빨간가보다
"갑자기 어머니가 보고싶어서 화장실가서 울어서 그런가봐요"
내 말이 장난이라고 생각했는지
그녀는 살며시 미소짓는다 그미소가 내 가슴에 쌓인
그녀를 향한 쌓여있던 그리움이 녹아내려지는 둣
그렇게 그녀와의 첫 만남은 소중하게 지나가고
파리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기전
그녀에게 내 명함한장을 주었다
그녀의 놀란듯한 표정에 나는 순간 긴장하며
명함을 준것을 후회했다
그녀가 부모님의 사고가 광동그룹회장부인의
음주운전이란걸 알고 있을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내 직함이 나의 나이에 비해
높아서 놀랐다는 말에 난 안도에 표정을
숨기기위해 얼른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아직 그녀에게 알려서는 안되었다
호주머니에 명함을 넣는 그녀가 나에게 연락을 할까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이미
그녀가 갈 학교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그녀는 마중나온 친구인듯한 여자와 포옹을 하고있을때
나는 미리와서 준비를 해놓고 마종나온 김비서에게
그녀들을 따라가 그녀가 살게될집을 알아놓으라고 지시하고
그녀의 곁으로가 그녀에게 잘가라는 뜻으로
가볍게 어깨를 두두려주곤 프랑스의 드골공항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그녀가 나에게 연락해오기만을 기다렸으나
그녀는 내존재를 벌써 잊은듯 연락이 없다
매일같이 샹질리제 근처의 오피스에서 거의 18시간을 일하면서도
내 머리속에서는 그녀의 생각으로 미칠쯤
나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의 학교로 그녀를 찾아나서고 있었다
<기다려 다영아 더 이상 너를 기달리수가 없어
내가 너에게 달려가마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네곁에서 머물기만 하지 않으련다 이것이 나만을 위한
이기심이라할지라도 너를 그대로 잊을수가 없구나>
나의 은빛 벤츠는 어느새 그녀의 학교입구를 향해
들어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