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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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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아침


BY 이미래 2009-10-27

지리산 천왕봉에 내렸을 운무처럼

내가 사는 아파트 공원에 안개가 끼고

하늘과 땅의 중간에 서서

아직 낙엽이 되지 못한

 여름을 벗지 못한 단풍 사이로

빨갛게 물들어 가는   꽉찬 감잎 하나

추락하는 것은 낙엽이 아니다 가을이 아니다

자신을 가볍게 하고 말리고 야위어 떨어지는

드디어 고운 흙에  닿아

싫지 않은 낙엽 냄새로 남아 있는건

알몸의 비밀로 가기 위함이다

 

서리가 내리고 찬바람이 불면

잔디에  자생하는 어딘가에 있을  잡초를 찾다가  밟히던 단풍

고된 늦가을 찻잔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