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길게 느껴지더니 오늘 아침은 봄기운으로 가득 찬다
아파트 화단에 목련의 잎이 돋아나고 나무가지가 봄 기지개를 켠다
어머니의 병환은 눈에 띄게 차도가 없으니 노환에 이른 것 같으시다
그래도 어머니는 한의원에 다녀 오시다가 파란 식물을 가지고 들어오시더니
[이것이 크면 꽃이 빨갛게 피어야 ]하면서 심기를 권유 했다
시들 시들 하고 별로 이쁘지도 않아서 거들떠 보지 않았더니 당신이 손 수 심으신다
복도식 계단을 오가며 오고 가는 차들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도 구경 하지만 시골의 향기와 봄이 오는 그리움으로 드디어 공원까지 찾아 혼자 오가신다
그러나 어머니가 계셔도 표시가 안난다
계신듯 안계신듯 하다
나도 공원을 좋아하지만
동선이 줄면서 산책을 절제하다 보니 건강 나이가 실제 나이 보다 더 들어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봄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지는데
산을 향해 한 달음에 달려 가고픈 마음인데..
봄이 기지개 펴듯 모든 것이 활짝 피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