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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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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살 그리고 세살


BY 이미래 2008-06-17

기억이  유월의 들처럼 선명해지는

날이면 날마다 추억을 되새긴다

너랑 같이 했던 한줌의 기억을 길게 펼치고

여름의 소나무 아래  잡초를 편집하면

콩밭에서 떨구던 보라색 콩꽃아래 매었던 지심이 생각난다

겨울 첫눈이 내리면 그 눈에 들떠

창을 열고 눈을 받던 눈물처럼 녹아 사라지던 기억이

가을 물들던 단풍처럼 생생하다

 

공원의 나무 푸르고

겨울 하얀 첫눈 시려도 생각나지 않는 풍경 같은 방안의 기억이 있다

 

남포등이 깜박깜박 타들어 가던

부엌에서 아버지가 불을 지피고 무거운 양철 다라에 물을 퍼담던

첫 겨울의 방안의 기억이 있다

아이가 태어 나던날 나는 두살이었다

시간이 마흔 해를 넘어가도

기억의 물살은 해마다 피는 유월의 장미처럼 거스른다

 

누가 낳았을까

생각나지 않은 나의 두살전 전생의 풍경

 

아이는 자신을 모르고 각인에 찍힌 울음을 터뜨렸다

나의 두살 기억이 각인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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