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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마지막 김장


BY 원불화 2005-11-08

 

시골에 농토가 다 택지지구로 지정되어 밭이 없어진 우린

 

논뚝에다 콩도 무도 배추도 심으셨다

 

그 너른 집도 없어지고 아파트 생활을 하시니

 

김장은 엄두를 못내시던 어머니   노인네 분들이 논뚝에다 임시

 

경로당으로 만든곳에서 김장을 하기로 했다

 

모든걸 다   그릇부터 칼 도마 양념 소금자루 고추가루 등등 담을 통까지

 

모두 모두 짐이 이사가는 집만큼이나 많다

 

그렇게 시작된 김장은 하루는 뽑아 다듬어 절이고 무 씻어놓는거로 마무리

 

이틀날은 모든 양념거리를 만들어 무채를 썰어 버무려 놓은거로 마무리

 

셋째날은 새벽부터 씻어서 물기 빼어  속을 넣어야한다

 

요즘은 모두 김치 냉장고가 있으니 여섯집 통만해도 한트럭이나 될양

 

먼저 두 시누이네 것부터 싸서 통에 담기로했다

 

조카 딸이 오는 바람에  나랑 이인 일조가 되어 난 통에 담으며 조카딸은

 

그릇을 씻고 우거지를 꼭덮어 마무리를 하면 된다

 

통에 김치 담아 들고 수도가로 가는것도 여간 무거운게 아닌다

 

그래도 서투른 조카딸은 나에 손을 감당을 못하여 내가 가끔은 거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도 예쁜 조카딸 이 있어 내가 여간 편한게 아니다

 

우리 어머니는 그동안 피로가 겹치어서 다리에서 쥐가 난다고 아무것도 거들지를

 

못하시고  동네 분들  성화에 앉아계신다

 

그렇게  통은 하나 하나 채워지고  속이 많다고 많이 넣으라고 성화를 하시던 어머니

 

무색하게 속이 모자라  담았던 김치를 쏟아서 썰어 양념을 더넣고  버무려야했다

 

항상 속 많다고 많이 넣으라는 어머니  그러나 우린 항상 속이 모자랐다

 

올 여섯집 김장은 올해로 마지막 졸업을 하게되었다

 

이제 모두다 아파트 생활을 하게 되고 농토도 없어지니 심을 곳도 없고

 

할곳도 없으니30년을 해오던 김장도 이렇게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아마 어머니 손맛에 김장은 올해로 끝이 될것이다

 

내년에는 어머니 김장을 각자 통을 갖이고 가서 한통씩 해다 드려야 되는건 아닌가

 

모르겠다  김장 난 시집와서 이렇게 김장에서 해방이 될려고 하나

 

이제 나에 아들 딸이 시집가고 장가가면 나도 우리 어머니처럼

 

그 자식들 해줄려고 또 많은 김치를 해야되겠지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