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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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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외출


BY 순데렐라 2005-02-05

짐을 꾸려야 한다.

 

최대한 간소하게.....

 

집을 청소해야 한다.

 

내가 없어도 바퀴벌래가 날치지 않도록.....

 

냉장고 안에 썩을 음식을 정리하고, 코드란 코드가 어디있는지

 

보일러는 외출로 되어있는지 화분에 물은 충분히 주었는지 모든지 철저히

 

돌아봐야 할 시간이 돌아오고 있다.

 

 

집만큼 변한 곳이 없다는 것은 결혼 3년차가 되어 느끼기 시작했다.

 

집떠나는 것이 이렇게 아쉬운지 배에 지방이 끼고 유진이 짐이 넘치자 알게 되었다.

 

결혼 초에는 인천에 가족과 친구를 두고 온 슬픔에 인천가는 즐거움이 가득했는데...

 

사실을 말하자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

 

 

 

결혼 초 길눈이 어둡다는 이유로 남편이 없으면 외출을 하지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살았던 기억도 들고, 사람을 사귀는데 먼저 대쉬를 하지 못해서 앞집아줌마가 누구인지

 

모르고 산 날도 있었다. 특히 혼자 먹는 점심이 맛없어서 굶었던 적도 많았던 것 같다.

 

이때는 인천에 두고 온 모든 것에 대한 그리움에 아...이런 걸 향수병이라 할수 있을까???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유진이가 있음으로 해서... 나는 인천사람이 아닌 울산아줌마가 되었다.

 

그래서 일까.... 이제 인천보다는 울산이 더 좋다.

 

길..... 뭐...길정도야... 이제 눈감고 집도 찾아올수 있다고 거짓말까지 할수 있으며

 

아파트 아랫집 옆집 그것도 부족에 건너 동 그리고 더 밑에 집까지 아주 많은 유진이와

 

또래의 엄마들을 알게 되어서 수다쟁이 엄마가 되었다.

 

참... 점심은... 이제 유진이때문에 귀찮을정도로 꼬박챙겨 먹어서 그런지...

 

뱃살이.. 거짓없이 장난이 아니다...

 

이렇게 생활이 몸에 딱맞는 옷처럼 행복하기만 한대...

 

외출을 하려니...

 

조금은 긴외출이 부담스럽다.

 

아직 잘 가리지 못하는 유진이의 소변이 부담스럽고, 겨울이라서 두꺼운 옷을 챙겨넣은

 

여행가방이 무겁고, 가장 중요한......

 

텅 빈 집에 먼지가 쌓일 생각을 하니.... 집이 외로울까 걱정이다..

 

매일 어질럽히던 유진이가 사라지고 하루에 한번 방을 닦아주던 내가 사라지면

 

집은 느끼겠지... 얼마나 우리 가족이 이집에 애착이 많았는지....

 

느껴야할것이다.. 아무리 추워도 24도를 유지해주던 보일러와 더러운 먼지로부터

 

무릎이 아프게 청소하던 나를.......

 

그래.. 어찌보면... 이런 단순한 일상에서 벗어나는것도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래도.... 왜.. 외출이 그리 즐겁지는 않을까....

 

 

아... 생각났다....

 

아마도 나도... 시댁이라는 문턱이 이제는 조금 어려워졌나보다...

 

예전에 철없던 나이에 결혼을 했기에 유진이가 없었기에.. 그냥 부모라 여겼던 시댁어른들이

 

이제는 부모보다는 가깝기 힘들고 조금은 어려워해야하는 존재일 것을 느꼈기때문인것 같다

 

요즘은... 시댁이랑 친정이 다 인천이라는 것이 조금 서운하다.

 

친정집을 이사시키고 싶다..

 

친정에 자주 못가는 이유중에 하나는 시댁이랑 가깝고 만약에 인천을 갈일이 있어도

 

친정보다는 시댁에 있는 날이 많아지기에....

 

엄마에게 조금은 미안한 맘이 있다.

 

이번외출에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오늘 엄마는 전화를 했다.

 

추운데 오지 말라고 하고 싶다신다... 하지만 어디... 친정엄마맘이 시댁어머니와 같을까..

 

참 이상하지...

 

왜 아들둔 엄마와 딸 둔 엄마는 이렇게 틀릴까....

 

유진이가 자는 지금.....

 

글을 쓰고 나면.. 나는 짐을 싸고 있겠지...

 

내옷과 남편옷은 최대한 줄이고 유진이 내복이랑 입을 옷을 넣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