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드라마를 보면 드레스를 입고 돌아서 보이면 모두들 감탄하고 이쁘다는 탄사를 보낸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탄사를 받지는 못한 것 같다.
왜... 회사를 다니며 일을 마치고 들린 드레스샵.. 화장은 화장대로 땀에 지워져 티도 안나고
머리는 부시시한대다가 아무리 옷이 날개라지만...
그런 상황에서 드레스를 입은 모습에 나역시 조금은 어색하고 옷의 화려함에 감탄할 뿐..
그런 상황에서 드레스를 입어 또 입어보고 싶지는 않다.
이왕이면 신부화장까지하고 입을 때는 정말 내가 아닌 딴 사람이 된 기분이 들긴했다.
아마도 이래서 연애인들이 신부화장을 하고 다닌다고 하나보다..
하지만 난 어색하고 내가 아닌 것 같아서 좀 싫던데... 그래도 그럭저럭 나도 한가닥
화장빨로 탄생되는 한 인물 임은 모두에게 증명할 기회는 된 것 같아 기쁘다.
남들은 결혼식장에 들어서 잠깐 부모님과의 시간이나 예식중에 눈물을 보이면 운다고 한다.
그런데.. 왜 나는 하루종일 싱글벙글했는지...
뭐가 좋았을까.. 생각해볼까...
24년만에 처음으로 하는 독립이라서 좋았을까...
아니면 토박이 인천을 벗어나는게 좋았을까.. 아님 부모님 간섭없다는 생각이...
이것도 아님 정말 남편이 된 남자에게 모두 만족했을까..
그렇게 싱글벙글할 일도 없는데 난 오버해서 너무 입을 헤벌레 벌리고 웃었던 것 같네..
아.. 맞다...
처음 내 몸에 맞쳐서 입어 본 이쁜드레스와 내 신부화장을 보고 모두 너무 이쁘다는 찬사가
너무 행복해서 웃음을 막지 못했구나...
이 찬사는 어느 예식장가면 누구나 하는 말인데..
나도 몇군대 결혼식 따라다니면서 예의상 던졌던 맨트 인것을...
내가 당하고 이렇게 바보같이 분위기 파악 못하고 웃고만 있다니...
남들에 들리는 말에 의하면.. 식장에 아빠 손잡고 들어갈때 너무 웃어서 딸을 난다고 했다.
아... 그래서.. 내가... 정말 지금 현재
유진이와 살고 있는 거군... 어른들 말 틀릴께 하나도 없다는 것을 배웠다.
결혼식을 그렇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보낸 죄로 피로연도 없이 신혼여행을 가게 되었다.
더이상 우리의 눈꼴시리 장면을 더 보고 싶지 않은 친구들이 우리를 왕따시켰다.
사실 비행기시간보다 공항을 일찍 도착해야 한다기에 피로연을 좀 연기했다.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친구들은 술자리를 마련해 주면 그걸로 된거다.
출발...
처음타보는 국외선...
4시간 가는 괌이지만.. 결혼식장에서 흘리지 않았던 눈물을 이곳에서 흘리게 될줄이야..
부모님을 등지고 떠난 여행이라서 울었다고 생각하면 오산...
비행기 멀리는 둘째치고... 그 비행기의 고압때문에 고막이 약한 나로써는 찢어지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스튜어디스의 긴급처방으로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넣어 양쪽귀에 대고
있는 웃지 못할 포즈까지 취하며 비행기안에 있었다.
아마도 이 폼은.. 예전에 엄정화언니의 포이즈 노래에서 나오던 귀마개를 연상케했다.
하지만 그때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아파도 하늘을 나는 비행기라서 뛰어내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참자니 내 불쌍한 고막이
오늘로 터져 나가는 그 기분...
아마도 비행기를 타보지 않았어도 대관령을 넘다가 느꼈을 분도 있을 것이다.
그건 약한 것이라 생각하면 비행기의 느낌을 조금은 이해할것이다. 대관령에 3배는 된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괌...
요즘도 tv 드라마에서 괌이 나오면 남편과 나는
"아.. 우리가 간 괌이다.."
신기한 듯 좋아라 외친다.
신혼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지금도 보면 너무 행복한 한 때라는 것을
사진속에서 풍기는 포즈나 웃음에서 알수 있다.
누가 다시 보내준다면 난 마다하지 않고 갈 맘이 있다.
하지만 남편은 한 번쯤 생각해 볼것 같다.
이상하게시리 나는 음식을 가려먹는 편이 아니라서 식사에 불편함이 없었는데
남편은 아침을 먹으러 가자면 잠을 잔다며 빼고 한식당 간 하루 빼고는 식사를
거의 제대로 하지 않았다.
난 맛만 좋더만.... 하긴.. 우리와 같이 간 커플은 아침을 먹은 커플이 없다고 한다.
식권을 주는데 아침 식권은 남아서 아깝다며.. 가이드에게 환불을 요청한다.
여기가 뭐.. 백화점인가..
그러게 줄때 먹지.. 환불은...
나는 아침이 제일 맛있던데.. 뷔페에다가 신기한 음식들이 가득하니
어찌 다음 날 아침 뭐가 나올찌 궁금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긴 울 남편이 나보고 먹으러 왔냐며 좀 적당히 먹으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말을 좀 들었다면 나의 몸무게는 2kg 쪄서 오지 않았을 것이다.
괌이라고 생선이 가득할 줄 알았는데 이런.. 오산이다..
고기류가 어찌나 가득인지.. 그 땡기는 식욕을 억제 못하고 먹지 못한
고기의 그리움을 억지 못하고..
아.. 왜 고기가 그리웠냐고 묻는다면.. 그래도 한 번있는 결혼식 드레스를 입기위해
다이어트라고 시도한게 물이나 과일만 몇일 먹은 기억이 있다.
그 덕분에 결혼식때 입은 드레스는 성공적이지만..
그럼 뭐하나.. 이렇게 다시 찌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빼는 시간보다 더 짧은 것을...
하여튼...
결혼에서의 시작을 축복하듯 우리는 그곳에서 둘만의 추억과 행복을 키웠다.
그리운 그 때여...
추억이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