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아..
10년만에 찾아온 더위라고 하지..
그래서일까..
유진이는 일어나기가 무섭게.. 땀으로 목욕을 하더구나..
아빠를 닮아서 그런지.. 무슨 19개월된 여자아기가 땀이 그렇게 많니???
엄마는 머리가 항상 젖어있는 유진이를 볼때면...안쓰러워...
어젠 집에서 하루종일 엄마와 몸을 비벼되며 욕실에 물을 받아두었다가 더우면 발담그고 놀았지...
왜이리 하루가 긴지... 유진이와 놀아주는게 그렇게 만만한것도 아니구나..
예전에 유진이가 배속에 있을 때 엄마는 유진이가 빨리 태어나기만 바랬단다...
그 무거웠던 배가 왜그리 싫던지...
유진이가 배속에 있는 시간에 엄마는 왜 그렇게 심심하고 지루했는지..
그래도 지금은 사실 그때가 조금은 행복했음을 느낄때가 있어..
왜 요즘 아빠가 50kg이 되면 해외여행을 시켜준다는 말에 다이어트를 하느냐..
먹고 싶은 음식을 참아야하고 빠지지 않는 살들을 땀흘리며 운동으로 고생시키니..
그때 유진이가 뱃속에 있을 때는 그래도 잘먹고 누워서 뒹글고 잘자고했었는데ㅠㅠ
참.. 벌써 1년 전이야기를 유진이에게 들려줘야겠구나..
유진이가 태어나기 전 산부인과를 다닐 때의 이야기란다.
산부인과를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곤 했지.
"몇개월이예요?"
"네.. 이제 6개월이예요. 그쪽은 무슨일때문에 왔어요?"
"저는.. 임신 확인하러 왔어요^^"
"아.. 그렇군요. 저야.. 이제 낳을 날만 기다리면 되는데.. 이제 시작이시네요^^"
"......."
"어.. 어머..건너편 아기 너무 이쁘지 않나요??"
"네..그러네요..정말 천사같아요"
"저도 저런 천사같은 딸을낳고 싶어요."
"전... 아직은 생각이 없어서요.."
"네..그럼...수술을 받으시려구요"
"그게.. 아직은 모르겠어요."
"어머..그럼 남편분은..."
"........"
"최00님.. 들어오셔요"
"그럼..전 이만.."
"네.."
그때 화장실에 갔던 아빠가 오시더구나.
"자기야.."
"왜..."
"글쎄... 임신확인하러 어떤 여자가 여기왔는데.. 안 낳으려 하는 것 있지. 어쩌지... 말려야하나..."
"무슨 상관이야.."
"자기는.... 그런 말이 어디 있어.. 같은 임산부로 걱정이 되니깐..."
"됐다..."
"남편도 같이 안오고 그런 맘을 먹었다는건..."
"그만해라.."
"불륜이 아닐까.. 보니깐 젊어 보이던데.. 한 25살 정도.. 아님 나정도..."
"아직 들어갈때 안되었냐??"
"어쩜.. 젊은데 맘고생이 심하겠다. 어째... 안스럽네.. 아이 지우는게 낳는 거랑 같다던데..."
"야.. 그만해라.."
"자기는 무슨 말을 못하게해.."
'그렇게 남을 흉보거나 함보로 이야기 하는게 모두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봤어?"
"그런 말이 어디있어..."
"지금 널보면 그래.."
"아니.. 걱정이 되니깐..."
"언제 봤다고 걱정이야.. 오늘 잠깐 보고 그런말을 하는거야.."
"아니.. 임산부들끼는 통하는게 있단말이야.. 자기가 그런걸 알겠어..."
"야.."
"이승희님 들어오셔요!"
"흥이다~"
엄마는 그렇게 뒤돌아 진료실로 들어갔단다.
아까 함께 있던 여자는 눈물을 닦으며 진료실을 나오는 것이 아니겠니...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엄마는 진료를 받았단다.
한 달뒤 엄마는 다시 병원을 찾았지..
그 때도 이렇게 더운 여름이라서 땀을 뻘뻘흘리며 병원을 찾아야했단다.
앉아있는데 저번 달에 그렇게 만났던 여자를 다시 만나게 될 줄 엄마는 몰랐단다.
"어..안녕하셔요. 저 기억안나요?"
"네..글쎄요.."
"어머.. 하긴.. 한달이나 지났으니깐.. 기억이 안날만하죠.."
"......"
"어머..아이를 낳기로 했군요. 잘하셨어요."
"네..고맙습니다."
"그런데..얼굴이 창백하시네요.. 전 병원오느냐 더워서 얼굴이 익었답니다."
"......."
"왜이리 더운지... 임신하니깐.. 땀이 더 나는거 있죠.. 아마도 아기가 열이 많은가봐요^^"
"........"
"오늘은 남편이 바빠서 혼자 왔는데... 또 혼자 오셨어요?"
"........"
엄마는 저번 달에 만났을 때와는 말이 없어 그런지 좀 다른 기분이 들고 얼굴이 창백해서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아이를 낳기로 한 결정에 반가와서 많이 말을 계속걸었단다.
"최00님 들어오셔요"
"그럼..."
"네..들어가보셔요"
그렇게 진료를 받고 나와서 화장싶을 들리게 되었단다. 그때 손을 씻으러 들어온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몰래 듣게 되었단다.
"너네 산모중에 이상한 산모 있다면서..."
"어..들었구나.."
"왜.. 뭐가 그렇게 이상한 산모래??"
"몰라.. 처음 왔을 때 벌써 3개월이라서 지우기 힘든데.. 지워달라고 하더라구.. 그래서 선생님이 남편분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니깐 남편이 누군지 모른다면서 울더라구.. 그래서 그럼 보호자와 함께 오시라고 저번달에 보냈는데...."
"어..그런데..."
"오늘 또 진료를 왔더라구. 그래서 아이를 낳아서 키우겠구나.. 생각했는데 글쎄.. 이상한게 눈앞에 보인다는 거야"
"뭐..이상한거.. 이상한게 뭔대??"
"몰라.. 그냥 헛것이 보인다나...."
"헛것..."
엄마는 볼일을 다 봤지만..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끊기 싫어서 조용히 듣고 있었단다.
"응 뭐래더라... 귀신같은 것이라나..."
"어머나.. 귀신..."
"야..사실 귀신이 어디있냐... 아줌마 괜히 오버지..."
"그래도.. 어떻게 그런 말을 한대.."
"그래..그러더니.. 아이때문인것 같다면서 아이를 지워달라는 거야.."
"어머.. 그래"
"근데..우리 선생님이 그러냐... 오점이 될수도 있는데.. "
엄마는 그렇게 화장실에서 간호사들이 나갔기에 따라나왔지.. 조금은 오싹한 기분이 들긴했어도 설마.. 내가 인사를 나눈 그 사람 아니라 생각했단다..
수납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위해서 층계를 내려가는데...
"어머.. 지금 가셔요"
아까 함께 진료를 받던 최00씨가 층계를 내려가더라구.
".............."
아무말도 없이 계단을 내려가더라구. 그래서 기분이 안좋은 것 같아서 그냥 뒀어.
그리고 한 이주일이 지나서 또 진료때문에 산부인과를 찾아지..
아빠는 그날도 함께 갈수 없다는거야. 아마도 함께 다닌 날 보다 엄마 혼자 간날이 많은 것 같다.
진료를 마치고.. 계단을 내려올 때..
엄마는 또 그 여자를 만나게 되었단다.
"어머..안녕하셔요. 오늘 진료날인가봐요"
"............."
엄마를 쳐다보고 또 다시 층계를 내려가더구나.
"저기 저 기억 안나셔요?"
"............"
그렇게 말없이 먼저 가더구나.
"오늘은 얼굴이 더 창백하네.. 정말 아이 낳기가 싫은 건가... "
엄마는 혼자 중얼거리면 내려와 신호등 앞에 서있는데 그 순간 건너편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보게 되었단다. 현수막에는....
'2002년 8월 5일 4시경 뺑소니를 치고간 택시를 목격한 목격자를 찾고 있습니다.
임신 4개월 된 산모를 뺑소니치고 도망간 노란색 00차를 목격하 신 분이 있다면 000-000-000 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엄마는 순간 등줄기에 땀이 ?구치는 기분이 들었지.
그리고 발길을 돌려서 산부인과 안으로 다시 들어갔어.
"저기.. 간호사 언니... 오늘 혹시 저와 같이 2진료실에서 진료를 받는 최00씨가 오셨었나요?"
"네..."
"아니..저기 제가 확인할 것이있어서..."
"잠깐 만요..."
"네.."
엄마는 기분이 자꾸 이상하기만 했어.
"어.. 오시지 않았는데요!"
"예.. 정말요...다시 한번 확인을..."
"네.. 기록이 없는데요..."
엄마는 집으로 가는중에도 택시 안에서 식은 땀이 멈추지 않더구나.
그이유는... 엄마가 분명히 오늘도 봤었고, 8월 5일때도 진료받은 시간이 기억되거든.
그 날 '딸'이란 것을 알려주기에 너무 기뻐서 기록하려고 시간을 적어 두려고 시간을 봤을 때 시계는 4시 10분정도를 였거든..
그 여자를 계단에서 본 시간은... 아마도... 그 후..
이 일로 엄마는 다시는 병원을 혼자 가지는 않았단다. 아빠와 함께한 산부인과에서는 다시는 그 여자를 본적은 없었단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엄마는 유진이를 무사히 이렇게 건강하게 낳았단다.
그래도 이 기억은....아직도 의문이야...
유진아..
자는 모습이 천사같구나..
엄마는 이런 천사를 사랑한단다..
건강하게 자라다오...
오늘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