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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잠자리
BY 박엄마 2004-11-04
비누거품 속에서 면도날이 사각사각
자라고 있는 싹을 싹둑싹둑 밀어낸다
한 올까지도 고와보인
새로 입은 노란 티셔츠가
샘 낼만큼
푸르스름한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잊히기 전에
망막에 판화로 저장하자
남은 생애를 건네주듯
왼손을 꼭 쥐어주더니
아직도 그 힘은 살아 팔팔한데
그토록 부자로 잘살아보겠다던
스크루지 흉내는
인생의 노을에서
앙상한 풀잎 끝에 매달려
파르르 떨고 있는
꿈꾸는 잠자리였어
보랏빛이 아닌 분홍노랑빛
아니!
이 세상 모든 빛이 뒤범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