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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내린 여름비


BY 박엄마 2004-09-14

                        

                         가을에 내린 여름비



저만큼 보이던 가을이 대문을 열고

현관까지 왔으려나.


아직도 마당 가운데 서성인 여름비가

무거운 몸으로는 못가겠다고

추석이 오기 전에

다 내려놓고 가겠다고

있는 데로 쏟아놓듯


성묫길 

고속도로의 대낮은

올 여름 마지막일 것 같은

쏟아지는 비에


아스팔트위에 물보라는

막 피어오른 풋내 나는 솜털구름을 깔았고


달리는 방역차가 소독가스를 뿜듯

희뿌연 그림이 눈앞을 가린다.


정이 있는 쉼터로 돌아가는 고속도로의 한밤은

올 여름 마지막일 것 같은

쏟아지는 비에


하얀 물줄기와 빨강 물줄기가

선명하니

고속강위에서 넋을 잡아야겠다.


가다 서다 가다 서다

자석에 잡힌 듯

그 자리에서만 맴도는 밤에

가을에 내린 여름비를 맞으러

창문을 내리니


소슬한 가을바람 기척에

모레까지 쏟아진다던 가을에 내린 여름비는

겸연쩍은 듯 서둘러 길을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