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벌판에 나는 고추잠자리도 조는 황혼에 귀밑 서릿발이 웅크리며 자식의 끈을 당기고 있다. 세월의 비밀을 귀띔해준다고. 저만치 양지바른 산중턱을 보며 “저기가 내 집이려니...” 수고의 자랑이 새긴 피부의 각질을 들여다보며 마음이 바빠진다. 벼이삭이 나락되기까지 거머리가 설치는 논바닥 인생에서 피의 퇴치법을, 이건 비법인데........ 그 귀한 자료 아무리 강조한들 세대차이는 귀를 막아버린다. 무슨 대접을 받겠다고! 벽에 걸린 윗옷을 획 잡아채며 고개 숙인 지팡이로 현관바닥을 두들긴다. 백치로 살 거다! 하며.